살인의 사계절 : 봄의 살인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 Four Seasons Murder 4
몬스 칼렌토프트 지음, 강명순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아빠 어딨어요?

난 여섯살 남동생은 겨우 세살이에요.

이 안은 너무 더워요.

우린 지금 갇혀 있어요.

제발 우릴 풀어줬으면 좋겠어요.

 

애타게 아빠를 찾는 애타는 독백으로 시작이 된다.

 

스웨덴의 소도시 린셔핑..

스토라 광장.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고 있지만 아직 한겨울의 냉기를 품고 있는 봄.

오전 10시 15분.

여섯 살배기 쌍둥이 여자 아이들과 엄마의 한가로운 쇼핑

누군가 은행 인출기 옆에 배낭이 실린 자전거를 두고 간다.

엄청난 폭음과 함께 폭탄이 터지며 광장은 정막과 함께 폐허가 된다.

엄마보다 앞서 뛰어가 은행 인출기 앞에 서 있던 쌍둥이들은 인출기 옆에서 터진 폭탄에 참혹한 모습이 되고 만다.

쌍둥이 딸들을 뒤 따라가던 엄마는 중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된다.

하지만 "돈, 돈, 아이들의 돈" 이라는 의문의 말을 남기며 죽고 만다.

 

은행을 노린 폭탄 테러라기에는 폭탄의 규모가 컸고 사람이 북적거리는 대낮보다는 야밤을 노렸을 거라는 판단에

먼저 테러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한다.

조사가 시작이 되고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경제해방전선' 이라는 단체가 등장한다.

 

한 편 주인공 여형사 말린.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곧이어 며칠 뒤 변호사를 통해 어머니의 유언장이 발표되는 자리에서

어머니가 낳자마자 버린 숨겨진 남동생이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가족간의 갈등이 고조된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딸은 집을 떠나 먼 곳의 학교를 가고자 한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나이들어가는 여형사 말린의 고뇌도 깊어간다.

 

600페이지의 벽돌 무게를 자랑하는 이 책의 딱 절반을 넘어가면서

광장 폭발 사고의 피해자 두 쌍둥이 딸의 어머니 한나 비게뢰씨가 중환자실에서 사망함과 동시에 사건은 진실에 한걸음 다가선다.

이렇게 고뇌하는 여형사 말린의 발로 뛰는 노고에 우왕좌왕하던 사건은 곧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맨 처음 독백에 화답이 이루어짐으로써 사건은 끝을 맺는다.

 

아직 쌀쌀하지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광장에서 시작된 사건은 해결이 되고

꽃이 피는 봄에 주인공은 수사중 멋진 몸매의 가슴 떨리게 하는 의사를 만나 사랑을 나누며 살인의 사계절 시리즈는 완결이 된다.

봄은 사랑이 시작되는 행복한 결말을 맺기에 꼭 알맞은 계절이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모든 것을 다 돌봐주는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행복하게 자란 사람도 있고

그저 그렇게 겨우 서로를 참아내며 간신히 견디며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는 가족이 있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권력을 휘두르며 지배하는 자 밑에서 가족 폭력에 시달리며 삶을 포기한 채 목숨만 연명하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있다.

어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된 위험한 가족도 사뭇 공포스러웠다.

13살, 15살 어린 아이들이 불구가 되는 사고를 당하고 그것을 이용해 보험금을 타 먹는 어머니.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지독한 자본주의 논리만이 득세하는 전체적인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 사회의 가장 밑바닥 기초인 가족까지도 무너트리고 있다.

소시어패스 라는 단어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유산 상속 문제니 혼자 재산을 독식하더니 날렸다느니 어쩌니 하는 가족문제들의 다툼에서 벗어나 평화로울 방법이 있지 않을까?

가족끼리라도 서로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욕심을 버려야 한다.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살 수 있을 텐데 항상 있는 것들이 더 큰 욕심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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