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2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2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의 서문에 언뜻 지나가는 '2000년대 초반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엘렌 사태'라는 문장에 인터넷 검색해 보니

상상 밖의 큰 놀라움을 준 사건이었다.

어떤 방식으로 '갑'의 위치가 되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을'을 착취하는지 그 참모습을 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런 게 소위 세계화이고 시장경제란 것인가?

그 어떤 경제체제도 완벽할 수 없다.

자유시장경제체제야말로 가장 완벽한 경제체제라고 믿고 전 세계를 시장경제사회라는 구덩이로 밀어 넣으며 세계를 지배하던 그들 중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어제는 그 주축이었던 아버지 부시가 암에 걸린 친구를 위해 머리를 깎은 모습의 사진이 뉴스에 나오면서 감정을 자극하던데 그건 좋다.

그런데, 자신이 저질렀던 그 모든 엄청난 행위에 대해 그는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단 말인가?

책임질 의사라도 있단 말인가?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자는 오스트롬 교수의 이론도 언급되어 찾아보았는데 하나의 지침이 될 만한 것 같다.

조선시대에 이미 이런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었다 언급을 하셨는데 아마도 육이전 같은 체제를 말씀하신 것 같다.

공유하되 일정한 제한을 두어서 관리를 하자는 것이다.


첫 시작인 '이야기 속에 숨겨진 경제학의 힘'이란 부분은 익숙한 이야기들 속의 경제적 관점을 보는 재미가 있다.


빌리 엘리어트는 여러 번 봤지만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그렇게 가난하고 초라하며 힘없던 노동자 광부인 아버지의 아픔이 실감 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끝이 극복과 성장이란 행복한 결말이라서 마지막에 커다란 날개를 펼치며 나르는 주인공의 몸짓에서는 짜릿한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해주기에 자주 보는 영화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철의 여인 대처 수상과 그와 맞섰던 전국광부조합의 아서 스카킬의 사진을 이 책에서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다.

극복과 성장으로 마무리되었던 영화와 달리 그 갈등과 대립이 지금도 곳곳에서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캐럴이란 책을 통해 언급된 사회적 기업의 정의는 불평등을 넘어서자는 측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사회적 기업 :  주주나 소유자를 위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이를 위해 이윤의 일부분을 사업 또는 지역공동체에 다시 투자하는 기업을 말한다.


'음식에 깃든 경제원가 역사를 바꾼다.'라는 부분에서 언급된 자본주의 꽃 콜라에 관한 언급은 인상 깊었다.

아무리 달콤한 말로 포장해도 독이 될 수 있는 '약'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사탕수수 노예들은 왜 저항하지 않았을까? 현실을 받아들이고 침묵하며 그저 현실에 안위하는 대중들의 심리와 공포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경제학이 역사적 진실을 밝혀낸다'는 부분도 정말 괜찮았다.

어려운 경제 용어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수없이 들었던 역사 이야기들이었지만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 주고 있다.

그 새로운 시각에 정말 그렇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동감하게 하는 논리가 있다.

조공을 바치는 국가가 더 큰 이득을 얻었다는 부분도 그런 시각으로 본다면 내 생명줄이라고 생각하며 미국에 사대하는 현 대한민국 지배층의 사대주의적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순장제도나 내시와 같은 제도도 현 시선이 아닌 그 당시 상황에서 보고 이해를 해야 하는데 그 당시의 눈높이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해방 후 인플레이션은 행운이었다'이란 부분도 정말 흥미로운 논제였고 새로운 관점에 눈을 뜨게 되었다.


'수천 년 전에도 현대적인 금융이 있었다.'라는 부분은 꼭 알아야 할 경제 상식을 역사이야기로 배울 수 있었다.

기축통화, 조세 피난처, 타문화권 사이의 거래 표준화, 재무제표, 주식 같은 제도의 뿌리와 탄생의 이유를 알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 호화로운 연봉 일조 원의 타이틀을 지니시고 무사히 은퇴까지 하신 전설적인 퀀트 '제임스 시몬스' 라는 분이다.

대학에서 기초과학이 천대받는다 해도 역시나 기초과학의 힘은 위대하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질투심이나 부러움 같은 것을 느낄수도 없는 누구나와 다른 특별한 0.001 퍼센트의 진정한 천재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이런 괴짜 천재들이 노는 주식시장에 주식용어도 모르고 뛰어들어서 일 억씩 까먹는 어린 아해들을 어찌할꼬나?


일주일 내내 이 책을 잡고 읽으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어려운 용어도 없었고 쉬운 문장과 흥미로운 주제를 영화와 책 그리고 역사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논리와 시각으로 우리가 속한 현 사회의 여러 문제를 깊이 있게 볼 수 있게 해 준다.

진정한 전문가적 시선으로 본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한 수 배웠다는 느낌이다.

누구에게나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용어 설명도 아주 친절하게 잘 되어 있으며 용어들의 차이도 분명하게 구별해주는 친절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 배운 용어.

규모의 경제 : 산출량( 생산규모)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비용(단위당 생산비용)이 하락하는 현상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어서 규모를 무작정 늘린다고 평균비용이 계속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언급된 대로 대기업의 문어발씩 확장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점이라고 본다.


 {책 속의 중요 용어정리.}

@ 규모의 비경제현상
생산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면 생산량 증가에 따라 평균비용이 반대로 증가하는 현상

@ 수요량의 변화
가격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가 구입하고자 제품의 수량이 달라지는 경우

- 수요량의 감소
 가격이 상승하여 수요량이 줄어드는 경우

- 수요량의 증가.
 가격이 하락하여 수요량이 늘어나는 경우
 
- 수요의 증가
  가격 이외에 일련의 요인들이 해당 제품의 소비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경우.


@ 수요의 변화
가격 이외의 다른 요인들이 변화하여 해당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의도가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

@ 독점적 경쟁시장
 완전경쟁시장과 독점시장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는 시장을 의미한다.

@ 공공선택이론
1986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뷰케넌 교수의 이론에 따르면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들은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들 역시 공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데도 대다수 국민들은 이를 막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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