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과 유토피아 - 니체의 철학으로 비춰본 한국인, 한국 사회
장석주 지음 / 푸르메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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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탁월한 사람들도 많아 책을 읽다보면 감탄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자신의 무지몽매함을 깨닫게 된다.

반값 등록금과 학력차별에 관한 저자의 깊이있는 안목을 보면서 새삼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 사회에는 그 어떤 가치도 다 무시되고 오천년 역사의 민족문화도 무시되고 오로지 돈과 학력만이 그 가치를 인정 받는 것 같다.


동물원과 유토피아, 그리고 니체 이야기를 저자는 들려준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작품 속의 문장을 통해 현 사회를 바라다 보고 유토피아를 그려본다.


저자는 어쭙잖은 지식으로 떠드는 무지한 지식인들과  위선적인 지식인들을 떠들고 악쓰며 막말을 쏟아내는 현 사회를 혐오하고 벗어나고 싶어한다.


{"달은 만삭이 된 채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만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

밤의 수고양이들은 교성을 지르며 짝짓기 할 암고양이를 찾는다.

그들이 진정으로 생식의 풍요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그들은 위선자들이기 때문이다.

창조와 생식과 생성을 즐거워하는 자만이 정말로 순수한 인식과 의지를 가진 자라고 말할 수 있다." 239 p}


표현들이 사뭇 어렵다.

창조와 생식과 생성을 즐거워하는 자?

쉽게 머리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대신 이 책에서 길게 언급되어 있는 '그리스인 조르바' 라는 책의 주인공 그리스인 조르바를 그려보면 이해가 될 듯도 하다.

{"그는 교육을 받지 못한 무지한 사람이다. 오로지 본성과 야생의 거르침에 따라 자기 인생을 꾸리는 사람이다.

조르바는 "잘난 머리"로 세상을 재단하는 사람을 우습게 여긴다. "그래요, 당신은 나를 그 잘난 머리로 이해합니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이건 옳고 저건 그리다. 이건 진실이고 저건 아이다. 그 사람은 옳고 딴 놈은 틀렸다......'

그래서 어떻다는 겁니까?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당신 팔과 가슴을 봅니다.

팔과 가슴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침묵한다 이겁니다. 그래, 무엇으로 이해한다는 건가요, 머리로?

웃기지 맙시다!" 232 p}


시끄러운 세상이 싫어서 차라리 인간관계를 끊고 고독하고 책을 읽는 삶을 선택하고자 하는 내면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속내는 실제 삶과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저자의 컬럼둘에 자주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의 소제목 중에는 '살인을 부르는 소음들' 이라는 진지한 제목도 있다.


위대한 철학자의 날카로운 비평은 내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국가와 교회를 '개'로 표현한 그의 표현력을 보면서 아무나 철학자라는 칭호를 얻는게 아니구나 하는 믿음을 얻게 된다.

쇼펜하우어의 날카로운 독설도 그렇게 매력적이더니 니체의 독설 또한 만만치 않다.

니체의 독설과 비판을 읽다보면 정말 감탄하다 못 해서 사랑스럽다.

아무나 철학자 하는게 아니다.


인간은 동물임에 분명하고 동물사회를 관찰함으로써 인간을 조명하는 책들과 다큐가 많다.

그럼에도 예전 철학자 니체의 동물에 비유한 인간 사회와 도시에 관한 비판은 아직도 유효하고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린 아직도 니체 시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니체의 뛰어남을 깨닫으며 니체를 깊이있게 읽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길 정도로 니체는 매력적이다.

내가 그 어려운 철학을 이해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인터넷에 접속하고 대중적인 인터넷 공적 포럼인 '아고라'에 올라 있는 글들을 열람하고, 거기에 댓글을 달면서 우리는 거침없이 정치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작은 것들의 정치'가 더 큰 정치의 틀을 바꾸고, 새로운 전제정치적 위협에 맞서는 힘이 될 수 있다. 266p}

라는 말씀에 내 소망을 더한다.


읽다보면, 니체의 표현보다 오히려 저자의 표현이 더 어려울 때가 있다.

또한, 많은 깨달음과 비판의식을 일깨워 주는 훌륭한 인문학 책임에는 분명하나 약간 아주 약간 종교적 믿음이 묻어난다.

김용민씨와 리처드 도킨스에 관한 비판에서 그렇게 느껴진다.

반면에, 스티브 잡스를 '21세기의 레오나르드 다빈치' 라고 까지 표현한 것은 좀 의외다.

그 분이 뛰어난 사업가 이신 것은 맞지만 그렇게 거창한 표현을 하면서 까지 위대하다고 할 정도의 인물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간만에 접하게 된 뛰어나고 훌륭한 인문학 책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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