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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묻고 노벨 경제학자가 답하다
한순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사회심리와 그리고 정치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해했던 부분들을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언급하고 있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다.
애초에 이 책을 읽도록 관심을 끌었던 소제목들은 역시나 재미있었다.
사람들은 왜 국민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질까?
더 많은 지지층을 가진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하는 이유
같은 소제목들은 탁월했고 경제학자들의 안목에 감탄했다.
유럽의 재정위기에 관한 분석은 경제의 한 부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어서 참 좋았다.
대체로 그렇듯이 뒤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진다.
또한, 의례 그렇듯이 절반 정도는 괜찮게 머리에 담아들 만 하다.
[ 한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상무가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인 부장에게 지시해서 인도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는 세계화의 시대가 도래하면, 지금과 같은 FTA를 맺느냐 안 맺느냐 하는 논의는 역사 속의 한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 140]
라는 결론은 아쉽다.
세계화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은 학자가 경고를 하고 있는지 아예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인 상무야 문제가 없다고 치자. 그렇다면, 직업을 갖지 못하고 의료혜택도 받지 못하는 빈민층은 어쩔 것인가?
공기업들이 민영화되어서 이익 추구에 극을 달하게 되면, 빈민층은 누가 보호할 것인가?
전세계가 하나가 되어 어디서 근무하던 문제가 없지만, 빈민층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전 세계를 떠돌아 다닐 텐데 ?
저자가 주장하듯이 교통이 발달해서 어디서든 근무할 수가 있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힘있게 자신의 의견을 끌고 가는 논리와 깊이가 부족하다.
다양한 여러 경제학자의 경력과 수상내용들 그리고 저작물 등의 세세한 소개는 부족함을 메꾸기 위한 거추장스러운 치장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팽팽하게 맞서는 남한과 북한, 누가 먼저 양보할 것인가?
라는 소제목에서는 백워드 인덕선(backward induction) 이라는 게임이론 용어를 소개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 마라 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저자보다는 갈등해결 관련 책들이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해결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와 정치가 돌아가는 모습과 경제는 한 바퀴로 돌아가고 있다.
읽으면서 그 점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심리학자들보다 경제학자들이 더 사회심리에 밝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군중심리를 모르고서는 경제를 논할 수 없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저자의 서문처럼 대체로 경제학 이론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적극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