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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물학과 윤리 - 출간 30주년 기념판
피터 싱어 지음, 김성한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10월
평점 :
사회생물학이란 낯선 학문의 고전이라고 해서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막연히 동물 그중에서도 인간과 가장 닮았다는 원숭이의 행동과 군집생활에 관한 연구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결국, 과학을 통해 밝혀지는 윤리의 기원과 윤리의 핵심인 이타적 행동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동물과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과연 이타적 행위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읽으면서 흠칫했다.
동물든지 인간든지 이타적행위는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다.
역사에 남는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동물도 이타적 행위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것의 근거와 그 사실을 확인하기보다는 우선으로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고 놀라웠다.
무서운 것들!
동물의 사회에서도 이러한 기억으로 해로운 행위를 한 자는 배척당하고 쫓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이타적 행위나 호의를 통해서 서로 보호하고 보존해 왔던 기억이 있는 것이다.
사회생물학자로서 저자는 윤리에 대해 동물이 가지고 있는 윤리와 인간의 윤리는 그 다양성이나 깊이에 있어 다르지만
기본적인 것에 있어서 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호의적이고 이타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동물 사회를 통해서 본 윤리의 핵심이다.
그렇게 주변에서 점점 더 그 주변이 확대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과 종족에서 국가와 인종으로 확대한 도덕적 고려 대상의 범위는 최근에 이르러 전 인류에게까지 확대되었고, 이제 바야흐로 동물마저도 도덕적인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는 단계에 이르렀다. - 153]
주변에 굶어주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최씨 가문의 가훈이 생각났다.
이렇게 시작된 윤리와 이성 그리고 심지어 '덕'에 대해서 논해지고 있다.
저자의 구체적이고 세세한 정의와 완벽한 논리는 자칫 지루하고 정의들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학문적 믿음이 간다.
저자는 내내 어려운 아이들의 후원 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인지 모르겠다.
각자의 선택 문제이고 오로지 이 방법만이 이타적 호의를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저자는 이러한 윤리와 이성 이야기 끝에 도덕적 규칙을 가질 것을 주장하고 있다.
도덕강의를 실컷 듣고 나니, 주변과 가족에게나마 좀 더 따뜻한 시선과 마음씀이 필요한 것을 다시금 되새겼다.
사실 주변을 넓혀서 동물에게까지 호의를 베풀지 못할 망정 가족으로부터 원망은 듣지 말아야지 싶다.
사람 좋아하는 것 보다 동물을 좋아하는 것, 동물을 좋아하는 것보다 식물을 좋아하는 것이 더 큰 사랑이라는 말을 있다.
어떠한 보상도 없이 베풀기만 하는 사랑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말의 논리적 근거가 되는 책이다.
내 수준에서는 한 번 읽고 다 이해하기는 무리였다. 서너 번 다시금 읽어야 이해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가 주장하던 그 기찻길에서 일어나는 사고 이야기 다섯 명을 살리기 위해서 한 명을 희생해야 하는가 하는 그
유명한 이야기는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된다.
논리적으로 효율성을 따지기 이전에 그러한 사건에 연관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감정이다.
이성적으로 말한다면 더 나은 방법이 없나 고민하다 시간을 다 보내버리고 말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