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조중동?
한겨레?
오마이뉴스?
내 친구?
우리 엄마?
나?
다들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의도적인 거짓말은 물론이고
자신도 잘 모르고 급하게 말을 이어나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저자는 완벽한 100퍼센트 거짓말도 없다고 한다.
어떤 거짓말 속에도 진실은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이다.
평상시 경험을 되새겨 보면 그 말이 틀리지는 않다.
어떤 게 사실이고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되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예전에는 그런 말을 자주 듣지는 못했다.
빈약한 내 기억에 의하면 그렇다는 소리다.
그냥 뉴스나 신문에서 나오는 말을 그대로 믿었고 따랐다.
자세히 알 수도 없었고 그러니 그대로 믿고 따를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아주 큰 문화적 충격을 받았는데 가끔 '생명줄' 로 표현되는 절대적 '혈맹'인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악으로 표현되는 공산국가 중국과 더 친밀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디즈니랜드에서 중국관에서는 그 화려하고 커다란 360도 삥 둘러싼 화면에서 "상하이!" 하면서 중국을 선전하고 있었고.
미국 아기는 엄마에게 중국에 놀러 가자고 졸라댔다.
그게 아마 그 건물 밖에서 중국인들이 무술을 해서 그걸 보고 아이가 그랬다.
반면에 한국관은 아예 없었다.
기억에 케네디 대통령이 총 맞고 서거했을 때 우리나라 여고생들이 충격받고 학교에서 통곡했다고 알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하는 문제는 이만큼 중대한 문제라 생각한다.
누구나 정치에 관해 이야기 하고 (사실 구체적으로 정치인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이겠지만)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요즘은 여기저기서 정보가 막 들어오는데 다들 말이 틀리니 무엇이 거짓말이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라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를 흔히 볼 수가 있다.
그럴 때 항상 해 주는 말이 누구를 믿어야 하나 고민을 하지 말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말이었다.
이 책은 나의 이런 생각을 지난 신문기사 속에서 아주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속지 않고 사기당하지 않으려고 다들 노력한다.
그래도 속는 게 사람이다.
사기당하지 않고 속지 않으려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비판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애매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다.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후보자 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똑똑하다거나.
식당에서 주는 중금속 물수건은 사회 전체가 그래서 누구도 피할 수가 없다 라거나.
['합리적 의심'은 상식에서 출발한다.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고,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합리적 의심'이 시작된다.
다른 건 필요 없다.
'합리적 의심'이 들면 논리적으로 사고하면 된다.
앞뒤가 맞지 않는 지점, 즉 관계가 맺어지는 지점을 논리의 틀로 살피는 것이다. -30p]
이게 바로 저자가 내내 주장하는 논리 즉, 앞과 뒤가 맞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 문제를 뒤쪽에 가면 더 깊이 들어가고 있다.
그다음으로,
수많은 관점에서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 하는 시각의 문제이다.
[끝이 뾰족한 송곳이라 해도 허공을 찌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과녁이 있어야 한다.
관점은 이 과녁을 설정해준다.
무엇을 찔러야 할지, 어떻게 찔러야 할지를 안내한다.
논할 대상을 드러내주기에 무엇을 찔러야 할지 알려주고, 대상을 논할 시각을 정해주기에 어떻게 찔러야 할지도 알려준다. -201p]
실제 비논리적인 기사들이 풍부하게 예제로 등장하는데 비논리적인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파헤치고 있어
내가 모르고 넘어가는 것들이 이렇게 많구나 하고 각성하는 계기가 되고 많은 공부가 되었다.
어려운 논리 책들보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공부라고 생각한다.
ps. 명징-하다(明澄-) 밝고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