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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 패러독스 - 30가지 경제학 이야기
김대환 지음 / 부엔리브로 / 2012년 4월
평점 :
무언가 배워야지 하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읽으려 했으나 의욕이 꺾였다.
우리를 휩쓸었던 뜨거웠던 감자들은 다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무언가 확실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그게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런 논리라는 설명인데 무언가 아리송하고 읽었으되,
무슨 가설이었는지 무슨 이야기였는지 낯설기만 하다.
부제목 밑에 푸른색 상자를 만들어 가설들의 사전적 설명을 달아 주셨지만, 그 가설들이 본문의 내용에서 차지하는 영역은 미비했다.
다 읽고 나서 다시금 목차를 봐도 본문의 핵심 내용이 생각나지 않고 부제목들이 낯설다.
책의 핵심 내용이 파악이 안 되기도 하거니와 이해도 못 했다는 것이다.
베짱이 패러독스 라는 제목부터 그렇다.
베짱이 패러독스는 상당히 많이 여기저기서 익히 들어왔다.
그런데도 이 책에서 다시 접하게 된 베짱이 패러독스는 '평생소득가설'이라는 가설이 등장하고 있다.
알려졌던 '베짱이 패러독스'와 '평생소득가설' 이 함께 논의되는데 두 가지 다 그럴싸하게 어울려졌으면 좋았을 텐데
베짱이가 놀면서 세월을 낭비한 것 같아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인생을 즐기면서 연주를 통해 돈도 버는 지혜라는 패러독스와 소득을 평생이란 기간을 두고 계산한다는 '평생소득가설'의 연관성은 부족했고 설명은 구구절절 지루했다.
요즘 이 책과 함께 읽고 있는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라는 책의 논리란 앞뒤 상관관계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문장이 기억에 남아 있다.
천안암 사태는 아직 논란이 많이 되고 있고 꾸준히 새로운 가설이 나오고 있는 사안이다.
즉, 그 말은 그만큼 비밀이 많은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런 비밀이 많은 사안을 가지고 결론을 내리고 경제 가설을 적용한다는 것도 상관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4대강을 가지고 승수효과란 가설을 논하는 것도 그렇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승수효과가 가시화된 경우도 많은데 하필 논란이 많고 아직 어떠한 가시적 효과도 없고
일자리 창출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기정사실인데 왜 4대강을 언급하셨는지 모르겠다.
마샬플랜이 그 대표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한미 FTA 언급도 그렇다. 한미 FTA에 대해 깊게 들어가지 못하고 겉핥기식으로 공식 발표된 내용을 그대로 언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양쪽 의견을 다 한 마디씩 언급했다고 해서 공평함이 실현되는 것인가?
책 곳곳에서 납득이 안 되는 말씀들이 많았다.
일일이 되찾아 언급할 수는 없지만,
[ 그런 면에서 대통령 한 명을 뽑는 선거에 네 명의 후보가 나오는 대신 두 명의 후보가 나왔다고 해서 유권자에게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 119]
이 부분에서 더 나아가 단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는 말씀에는 놀랬다.
그 근거가 택시의 제멋대로 요금이었다.
그게 단합하지 않은 결과라기보다는 국가의 관리 소홀이 아닐까?
[대우그룹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부채가 많은 것이 좋다는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회사가 망할 걱정을 하지 않는 국영 기업들이 쓸데없는 곳에 돈을 낭비하는 것을 보면 젠슨 교수의 주장이 완전히 얼토당토않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62p]
라는 것은 상관관계가 부족하다고 본다.
부채가 없으면 반드시 쓸데없는 곳에 돈을 낭비한다고 누가 그렇게 말하는가?
게임이론 부분도 다른 분들은 참 재미있게 설명하던데 이 분은 지루하게 설명하고 핵심을 모르게 어수선하게 설명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몇몇 부분들을 빼고는 읽어볼 만한 책이다.
'보수와 진보, 결국 중간에서 만난다' 는 시작이 참신했다.
'단일 화폐 사용이 그리스의 위기를 키웠다'는 바로 어제의 뉴스 내용이라서 이래서 정치나 경제는 최신의 책을 읽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곡된 고용 시장에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에서는 신호 보내기와 적극적 선별이라는 개념이 참 신선했다.
마지막으로,
용어설명은 물론 참고문헌 목록조차 없는 것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