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풍성한 지식의 만찬이라는 부제도 있어서 학문적인 서양의 어려운 고전만 나열되는 것은 아닐까봐 지레 겁먹었다.
그래도 인문학 고전은 배워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이 책을 기다렸다.
재쇄에 들어가서 한참 기다린 끝에 받아들고 책장을 넘기며 감탄이 터져 나왔다.

분홍색 종이에 꽃이 그려진 여고생의 일기장인 듯한 핑크빛 분위기다.
단지 색감이나 꽃 편지지 같은 바탕만이 훌륭한 것이 아니라 편집 또한 탁월하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저절로 사랑스럽다는 감정이 일어난다.
편집의 모범이 될 만하다.

딱딱하거나 어려운 철학이나 학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환경 그리고 동물에 관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대체로 저자와 가까운 과학계 이야기들이다.
그 외에 애피타이저로 소설이나 삶의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알면 사랑한다!" 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자연을 알고 동물의 세계를 알고 보면 사랑스럽고 심지어 기생충조차도 알고 보면 그 자태가 사뭇 사랑스럽다잖는가?
사실 작은 것들은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사랑스럽긴 하다.
내가 그토록 혐오했던 바퀴벌레와 구더기와 온갖 곤충들에게 미안하고 내가 얼마나 이기적인 삶을 살았나 생각해 봤다.

초코레또 같은 달짝지근한 맛이 아닌, 쓴맛의 나물과 매운맛의 고추장과 고소한 찹쌀 현미와 같은 환경과 동물
그리고 인간을 살찌게 하는 영양 가득한 고소한 사랑이 어울려져서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영양 만점짜리 비빔밥이다.

학자가 읽어온 책 이야기 속에는 저자들과의 인연과 사연들이 있고 오지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며 늙어버린 삶에 정직하고 충성스러웠던 노학자들에게 바치는 존경이 가득하다.
저자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나도 덩달아 다윈이란 위대한 학자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나이 들어 이제는 늙어버린 노학자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을 향한 작가의 가득한 존경심은 내 삶조차 훈훈해 지는 듯하다.
누구나 이렇게 진심으로 존경할 만한 한 분 정도는 있어야겠지.

다큐 '공감의 시대, 왜 다윈인가?'를 챙겨봐야겠다.
생각난 김에 저자가 참여했다는 다큐 '동물의 건축술'을 찾아보았다.

저자께서 바라시는 것이 바로 통섭의 삶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동물학으로 방송에도 많은 영향과 도움을 주시고 깊이 있는 책 읽기로 이렇게 인문학계에도 좋은 영향을 주시고 계시는 모습이 바로 통섭이라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빌 브라운을 언급하신 점에서도 그런 것 같다.
여러 방면을 공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분야에 전문가 이상으로 깊이 있는 연구로 영향을 미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한 세대를 이끌어 가는 건출한 인물이 되시고자 하시는 것 같다.

요즘 나오는 깊이 있는 책들은 '생명'과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이윤 앞에서 생명은 아무 의미 없는 물건일 뿐이다.
그래서 다시금 '생명'을 강조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그리고 자본주의로 인해 더욱더 고갈된 지구의 자원을 아껴쓰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저자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동물이나 곤충을 알지 못한다.
무섭고 귀찮다는 생각에 휴지로 죽이기부터 한다.
이제 시작이다.
알아나가면 된다.

수 많은 책이 소개되어 있다.
가지고 있는 책 중에 언급된 책을 점검해 봤다.
이기적 유전자.
행동경제학.
총.균.쇠.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개미제국의 발견 - 저자의 책이다.
인간과 동물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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