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심리코드
황상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무엇인가 자신의 소견이나 의견을 널리 대중에게 알리고자 할 때에는 그 논리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사리가 분명해야 하며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아야 하며 그 예가 합당해야 한다.

즉, 무언가 이해가 가야 동감을 하고 수긍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주장하고자 하는 논리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호한 주장이거나

억지스럽게 무리하게 엮은 연관성 없는 논리들도 있었다.

그 저변에는 무리하게 자신의 정치적인 논리를 펼치고자 하는 태도가 있다고 본다.

그 태도는 다음의 글에서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마치 부모 같은 존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했던 '자기 부정'의 과정은 이후에도 계속된다.

노태우는 전임 대통령인 전두환을 백담사로 유패시키는 상황을 만들었다.

김영삼은 전임인 노태우와 전두환 대통령 모두를 감옥으로 보냈다.

이런 자기 부정의 역사는 김대중, 노무현 시대에 들어서 반복되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국 사회에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또 다른 '자기 부정'의 연결고리를 이어나간 것이다.] - 35p

전임 대통령들의 좋지 않은 결말이 한국인의 자기 부정이의 심리란 무리한 결론을 내고 있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러한 자기 부정을 극복한 예로 든 독일인들은 경제 부흥을 통해 자기 부정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경제 부흥이 과연 자기 부정의 극복으로 이어지는지 의문이다.


이 책에서 관통되게 느껴지는 일관된 논리는 한국인들은 비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비관적으로만 자신을 바라다 보는 한국인을 비판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라다 보는 논리는 전혀 없고 한국인의 심리나 태도에 관한 부정적인 지적이 많다.

그 예로 이런 표현까지 있다.

[패쇄적이고 , 낯선 사람과는 가급적 교류하지 않으려 한다.

'체념한 자포형'이라 부를 수 있는 이런 특성은 '남 보기에 최고를 지향하는' 우리, 즉 '멋있는 보통 사람'의 또 다른 정체성이다.

체념한 자포평인 우리는 좋아하는 일에 빠지는 오타쿠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충동적이다.] -40p


한국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다본 프랑스인의 기사를 옮겨다 적은 것이 유일한 긍정이었다.

그 기사는 다음과 같다.

[ 내가 보았던 그 어글리 코리언들은 지금 1970-1080년대의 노인이다.

그들이 물려받은 것은 식민지와 전쟁이 남긴 폐허다. 그들은 오로지 그들의 힘으로 자신의 세대에 나라를 패허에서 일으켜 세웠다. 요즘 우리가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은 1980년대 후반의 민주화 운동 덕분이다.] -184p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전두환을 백담사에 유패한 것이 자기 부정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면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은 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억지스럽게 무리하게 엮은 논리로서는 이영희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룬 부분이다.

이영희 선생님께서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한국이 여전히 미국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신 부분을 자기 부정을 하는 심리로  보고 있다.


[어떤 시선을 가져다 현재의 나의 모습과 이 사회를 보아야 할까? 단순히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선택은 내가 믿는 나의 정체성이 어떤 모습이냐에 의해 결정된다.] -184p

라고 이영희 선생님을 비판하고 있다.


4장 가족의 해체 혹은 개인의 재탄생에서 소개되고 있는 심리 유형들도 썩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한국인들의 마음을 엿보았다기보다는 실컷 저자의 정치적 견해만 들었다는 생각이다.

이 책보다는 차라리 이어령 교수님의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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