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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해결 길라잡이 - 갈등은 상생을 위한 에너지다
박태순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으로 미뤄 짐작할 때 회사나 가족내에서의 인간관계 갈등에 관한 흔한 자기계발서로 알고 택했다.
책 표지부터 흔하게 상식책이나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는 표지라 그런 오해를 더욱 부축인다.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철저한 인문학 책이다.
개인간의 갈등이나 회사내 가족내의 갈등이 아니라 사회를 흔드는 커다란 갈등들에 대한 연구서이다.
책을 펴내며에 적힌 저자의 말에 의하면,
[ 이 책에는 지금까지의 이론적 탐구와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난 수년간 한탄강 댐건설, 새만금 방조제, 시화 방조제, 부안 방폐장,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고리 원전 운영 연장 등 우리사회의 주요 갈등 현장을 다니며 갈등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2008년 쇠고기 수입 관련 촛불시위, 미디어 관련법 파동, 용산 사태, 4대강 및 세종시 관련 갈등을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우리 사회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갈등해결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고민해 왔다.] - 10 p
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이 이 책 한 권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책 내용 중에 저자가 자주 강조하듯이 갈등해결을 과학적 분석으로 그 유형과 해결 방안을 찾으러 많은 노력을 하신 듯 하다.
요즘 우리나라는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심지어 이러다 전쟁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막 독립했을 때의 극심했다던 사회적 갈등이 생각 날 정도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렇게 사회적 갈등이 심각했고 남로당이니, 미군정이니, 임시정부세력이니, 친일파니 그런 여러 갈등이 어우려져 발전의 가능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가 싶다.
오히려 이승만이나 박정희 정권 때 그 무서운 군정하에서는 몇 몇 실권자들만 요정에서 제 마음대로 정권을 휘두르면서 계산 할 수 없는 천문학적 숫자의 재산을 쌓았다고 하지 않던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생각해봐라, 당시 시골에서 올라온 12살 어린 아이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12시간 근무에 밤샘 근무를 해서 받은 일당이 찻 값 한 잔 값이었다 한다.
수 많은 사회적 갈등으로 상대방에게 적대감을 강하게 드러내고 높은 위치에 계신 고귀하신 분들이 천하고 적대적인 막말을 마구 쏟아내고 그저 미디어를 통해서 정부의 말을 받아들이기만 하던 단순한 삶을 살던 서민으로서는 여러 말들이 격하게 쏟아지니 누구 말이 옳은지 나는 모르겠다 라는 포기를 선언한다.
이러한 때 참으로 중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학구적인 내용이 지루해서 졸음이 올 때도 있고 저자는 많은 갈등의 예제들 속에서 철저히 개인적인 정의를 내리거나 답을 내리거나 하지 않고 철저히 예제 제시에 충실하다.
그러다 보면, 상당히 무미 건조하고 저자가 지적하는 키 포인트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었다.
뒷 부분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어렴풋이 파악이 된다.
뒷 부분의 갈등해결의 절차적 문제는 상당히 우수한 대목이며 이 책의 진주다.
[절차는 결과만큼 중요하다.
그러면, 절차적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 이해당사자의 배제를 들 수 있다.
2. 사업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거나, 혹은 사업 속도나 의사결정을 지연시킴
3. 명확한 목적의 부재
4. 형식적인 시민참여이다.
5. 복잡성의 문제
6. 기득권이나 독재,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문제
7. 시간의 부족 ] - 247 p
이렇게 이 책에서 지적하는 절차상의 문제를 보니 사회 문제 갈등의 해결이 눈에 보이는 듯 하지 않는가?
각 장이 끝나는 마지막 마다 실린 퀴즈는 '퀴즈'란 경쾌한 단어에 어울리지 않게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질문들이다.
제대로 이해했는지 주관식 시험을 보는 학생이 된 심정이다.
퀴즈를 냈으면 답이라도 알려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