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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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라고 다돋여주는 제목이 저의 짜증과 조그마한 불편도 참지 못 하는 부족함을 일깨워 줍니다.

힘이 있거나 없거나 불편함을 못 견뎌하고 짜증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힘이 없기에 저는 징징 거리고 힘 있는 건장한 남자분들은 그냥 한 마디로 해결하십니다.

"야! 됐어 됐으니깐 까불지 말고 꺼져!"

 

백화점에서 툭치고 지나가는 어린아이 때문에 열 받으신 적 없으신가요?

그런데 그 보다 더 열받는 것은 내가 그 아이를 붙들고

"왜 뛰어다니냐, 에스카레이터에서는 뛰어 다니면 안되는 것이다"

라고 일장훈계를 할 때 등장하는 그 어머니 입니다.

이 쪽은 쳐다도 안 보고 아이에게 "무슨일이야?" 라고 묻길래.

나서서 "아이가 뛰어 다니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라고 성의껏 답변을 드렸더니

'아, 죄송합니다.' 라던가 아이에게 주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쳐다도 안 보고 뭔가 이야기를 하려던 저를 무시하고

고개를 돌려 아이를 데리고 갈 길을 가던 그 어머니는 정말 저를 화나게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달려가서 붙잡고 나에게 사과 하라고 강요할 만한 상황도 아니고 분노를 삼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정도의 상황도 쉽게 잊혀지지 않고 가슴에 분노로 남는데 이 책에 나온 예민한 이야기들은 얼마나 분노와 상처를 남길까요.

이럴때는 아무도 감히 나를 건드리지 못 하게 하겠어 라고 큰 소리치는 일진회 학생들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나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심각하다 여기는 것은  제노사이드 Genozid 입니다.

제노사이드 는 분명히 주동자가 있어 대중을 움직이고 선동합니다.

그 극단적인 분노의 행동들은 수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줍니다.

그러나 누가 책임을 지나요?

선동하던 주동자들이 책임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 했습니다.

이 책에서 다뤄진 르완다호텔이라는 영화가 제노사이드의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저 유명합니다.

그래서 저도 보았습니다.

주인공을 아주 선한 웃음의 많은 사람들을 살려낸 착한 영웅을 위한 영화 같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제노사이드가 없을까요?

저자도 이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을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심도있게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자신의 불편함은 조금도 참지 못 하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 상대방을 쉽게 무시하는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흔하게 듣고 알고 있는 인권의 이야기지만 다시금 일깨우는 힘이 있습니다.

곳곳에 익숙한 영화 장면들이 등장하고 많이 들어온 영화들이 거론되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불멸의 신성가족'에서 보아온 날카롭게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는 저자의 그 명쾌한 통찰력은 여전합니다.

저자의 말씀대로 왜 미국에 가면 지극히 안정적이던 아이들이 한국에만 오면 미쳐 날뛰게 되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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