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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호신술 -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들의
바바라 베르크한 지음, 김현정 옮김 / 새로운제안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커뮤니케이션 컨셜팅 이라는 독특한 전문가에 의해 쓰여진 대화 관련 자기계발서이다.
대화호신술 이라는 제목이 그렇고, 책의 디자인, 상황에 따른 행동을 지침을 알려주는 내용 또한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어떤 심리학 책 보다도 읽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안정감을 주었다.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이런 평화가 아닌가?!
상대방이 얄밉게도 자꾸 나를 걸고 넘어지고 괴롭히기도 하고 때로는 독을 뿜어내기도 하는 만큼
나 자신도 방바닥에 떨어진 껌딱지를 뜯어내 듯 이 사람 저 사람의 속마음을 긁어대고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아, 저 사람 왜 저렇게 얄밉지 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좀 깨달으란 말이야 라고 내 속이 시원해질 정도로 상대방에게 내가 당한 만큼 되돌려 주곤했다.
역시 내가 부드럽게 한 만큼 부드럽게 나에게 되돌아 오는 반면에 ..
내가 소리를 지른 만큼 나에게 악다구니 만 되돌아 온다는 것을 되새기고 또 되새기게 해 준다.
어려운 이론도 아니고 새로운 시각도 아니고 꾸준히 들어왔던 이야기들임에도 편안하게 부담없이 받아들이게 해 준다.
저자의 시선이 참으로 편안하고 이해하는 토닥거림이 있다.
흔히 있는 시건방지고 무례한 진상 손님들에 대해서도 세상에 정말로 저렇게 막 행동하는 사람이 있구나 놀라면서도
(내 주변에는 저런 사람이 흔한데 저자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광경이었나 보다.)
그 내면은 한 없이 나약한 자신을 중무장한 것이며 좀 더 부드럽게 대해 달라는 의사 표현이라는 것을 이해시킨다.
서로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칼날을 없애고 부드러운 손으로 악수를 권해야 하는 것이다.
툭하면 씩씩거리기도 하지만, 역시나 상대방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고 부드럽게 받아 넘겼을 때 마음에 부담감이 없고 평온해진다는 것은 진실인 것 같다.
그래서 오랜 세월 상대방을 공격하기 보다는 인정하고 칭찬하라는 교훈이 전해 내려오는 것일 것이다.
지금도 내가 포근히 기억하는 것은 용산에 노트북을 고치려 갔을 때 였다.
그곳 엔지니어 아저씨께서,
"내가 만나본 사람중에 이렇게 노트북을 잘 다루는 사람은 못 봤다." 라고 감탄하셨던 것이다.
맹세코 빈말이 아니라 그 분이 정말 감탄하시며 말씀하셨다.
당시에는 노트북이 흔하지도 않아서 사람들이 신기해 쳐다 보았고 여자가 그렇게 노트북을 쉽게 다루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런 인정을 받아 본 사람과 전혀 받아보지 못 한 사람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나는 스스로가 절대 악하지 않고 그렇다고 선하지 만도 않은 평범하다고 생각했지만,
참 내 마음 속의 날카로운 송곳들을 단속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 책의 실감나는 사례들을 보면서 자신의 저돌성과 폭력성을 실감하게 된다.
나는 객관적으로는 그다지 부드럽지도 비폭력적이지도 못 할 지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례 중에서, 회사에서 매일 같이 이어지는 그 비웃음을 어떻게 견디어냈는지
( 나 같으면 참고 견딘다는 것은 어림도 없을텐데....)
그래도 어떻게든 대항해 보겠다고,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에게 자문을 구하고
열심히 수첩에 받아적고, 그 수첩을 뒤져가면서 한 마디라도 멋진 말로 맞대응 해 보려고 노력하고
어설프게 수첩을 뒤져 끝내 한 마디 해 보는 그 노력은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