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심리학 - 오래된 습관 슬럼프와 이별하는 법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가장 가까운 가족도 배반을 합니다.

가족이 안고 있는 가슴 아픈 예민한 폭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약 올리듯이 그 폭탄을 터트리고 맙니다.

난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은근 슬쩍 상대방에게 주지시켜 주는 거지요.

이럴때 누구나 갖게 되는 감정은

 -- 적막강산에 나 혼자이다.

 -- 이세상에 그 누구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구나.

 --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에게 이렇게 하나.

 

상처받고 외로움과 함께 끝없는 늪 속으로 허우적 거리는 상처받은 영혼들의 이야기는 주변에서 본 듯 한 모습들입니다.

이런 감정들은 우리 어머니 세대도 그랬고 우리 어머니는 아무도 없는 텅 빈 방에서 혼자서 꺼이꺼이 우는 심정이라 하셨습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의 화두를 제시합니다.

"무엇보다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 - 6p

"삶의 변화는 이처럼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 7p

 

저자는 슬럼프 상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강력하게 솟구쳐 올라오는 두려움과 욕구불만, 자기비난, 죄책감 같은 불편한 감정들을 억누르는 데

온 힘을 쏟으면서 현재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건이나 사람에게 집중할 수가 없게 된다. 

결국엔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할 능력도 잃게 된다." - 17p

 

책임감에 빠져서 슬럼프를 겪는 사람들.

완벽함에 빠져서 슬럼프를 겪는 사람들.

사랑이란 이름의 슬럼프.

화를 삭이면서 슬럼프를 겪는 사람들.

외로움에 빠져서 슬럼프를 겪는 사람들.

묵은 상처로 슬럼프를 겪는 사람들.

 

제시된 사례들 중에 내가 겪고 있는 슬럼프들을 마주하게 될 때 가슴 떨리면서 무엇이 원인이었는지 이 책에 쓰인 표현대로 "풀기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어낸 듯한" 뭔가 안개가 걷히는 듯이 선명하게 자신을 바라다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이해하게 됩니다.

 - 이제까지 그렇게 나는 상처 받아서는 안된다고, 남에게 의지하면 버림받고 상처 받을 것이라고 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있었구나.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너무 강하다"고 혀를 내두르는 자칭 분노의 화신이셨던 추억속의 그 분.

날카롭게 상대방을 공격하고 비난하며 항상 자신을 우위에 두려고 했었던 그 분.

그 분은 그렇게 필사적으로 약한 자신을 방어하려 했었던거구나.

 

'착한 여자'와 '사나운 여자'는 얼핏 보면 양극단의 모습인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은 기제를 가진 다른 표현이다.

표현을 하고, 하지 않는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무기력하고 무능하다는 느낌으로 남아 있는 것은 똑같다.

여전히 인생의 방향을 놓치고 있다는 기분이며, 자기존중감이나 위신을 지키지 못했다는 느낌에 휩싸여 있고, 정말 해야 할 일은 하지 못했다는 기분에 절어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 122p

 

표면에 나타난 행동을 깊이 이해하려면 역시나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나 자신도 파악하기 어렵거늘 함부로 남을 평가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분노에 가득차서 자칭 "분노의 화신"이라는 분.

안타까움에 진심으로 "화가 날 때 읽는 책"을 권해 보아도

무슨 끔직한 일을 당할지 몰라서 두려움에 떨 듯 화들짝 놀라며 피합니다.

부디, 자신의 상처와 나약함과 대면하기를 더 이상 미루지 않았으면 합니다.

 

'동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인간이나 동물은 원래 게으르지 않으며 오히려 항상 무언가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늘 의욕에 차 있는 유기체라고 한다.' - 250p

 

'우리는 열정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운동선수나 가수 혹은 감정을 휘저을 수 있는 일에 돈을 지불한다. 문제는 일상에서 충분한 열정을 경험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아내와 보내는 시간보다도 연예인의 모습에 더 강한 정서를 느끼고, 자신의 현재나 미래보다는 연예인의 사생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자신의 삶은 이미 다 찍어 놓은 비디오를 돌리는 것처럼 대하고, 정작 열정은 픽션의 세계에서 충성을 다한다.'

라고 저자는 지적을 하며 자신의 삶에 열정을 다하길 충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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