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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
류펑 지음, 김문주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전쟁이란 세분화된 분야의 역사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끄는 책 입니다.
중국인의 현대 역사를 바라다 보는 시각은 신선했으며 저자가 구사하는 역사용어들은 같은 한자문화권이라 익숙합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한문이나 어려운 영어단어들이 나오지 않아 청소년들에게도 아주 적합한 책입니다.
중국의 현대사 관점을 새롭게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사서술에는 세 가지가 방식이 있습니다.
1) 기전체 [紀傳體]
- 본기( 왕의 업적)
- 세가 (중요 가계)
- 지 ( 모든 제도)
- 열전 ( 신하의 전기) 로 나누어 역사를 서술
2) 편년체 [編年體] - 연, 월, 일, 순서대로 사실(史實)을 기록하는 역사 서술
3) 기사본말체 [紀事本末體] - 사건의 명칭을 제목으로 내걸고 그에 관련된 기사를 모두 모아 서술하여 발단과 결과를 기술
이 책은 전쟁이란 테마로 전 세계의 중요한 전쟁을 분류 서술하고 있는 기사본말체의 역사책 입니다.
익숙한 시대별 서술이 아니라 전쟁의 성격에 따라 동서고금을 넘나듭니다.
몽고의 징기스칸이 나오다가 그 뒤를 이어 2차 세계대전의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나오기도 합니다.
시대별로 정리가 되지 않으니 머리속에서 시공감각이 뒤섞이는 어려움이 있지만.
어느 부분을 펼쳐 놓고 읽어도 좋고 전쟁의 성격을 뚜렷이 구분해 주는 이 책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쟁들이 왜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으며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전쟁의 역사를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는 전쟁의 원인을 권력자의 탐욕과 부에 대한 욕구, 권력 추종자들 간의 게임으로 규정합니다.
서양인 위주의 역사서술에서 벗어나 동양인의 시선으로 바라다 본 저자의 시선은 나름대로 균형 감각을 지키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가끔은 저자가 중국인임을 깨닫게 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아편전쟁과 한국전쟁 부분이었습니다.
아편전쟁 에서는 중국인으로서의 시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에 관한 서술은 이데올로기에 의해 온전한 한 나라가 두 나라로 나뉘어진 가슴 아픈 전쟁이라고 사적인 감정을 드러낸 점에서 친밀감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당시 중국의 입장과 상황은 그 어디서 보다 상세히 서술이 되어 있어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쪽 김일성주석에 대한 소개는 아주 자세했으나 남한쪽에 대한 소개는 거의 없었고 미국측의 입장이 자세히 나옵니다.
저자는 미국과 북한의 싸움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한국전쟁의 성격을 민족분쟁이 아니라 의견분쟁 전말쪽에 넣은 것에서도 저자의 시각을 알 수 있습니다.
전쟁의 역사적 사실들의 나열은 자칫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각 전투의 더 세세하고 전략과 전술 그리고 에피소드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미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싶습니다.
이 책과 세트인 '군사편'에서 그러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군사편' 을 사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