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꿀벌의 세계 - 초개체 생태학
위르겐 타우츠 지음, 헬가 R. 하일만 사진, 최재천 감수, 유영미 옮김 / 이치사이언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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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표지는 여러모로 독특하다.
오렌지 색 표지에 노려보면서 달려드는 듯한 꿀벌들의 사진은 약간 무섭기도 하고
제목들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어 손으로 만져진다.


꿀벌은 농작물의 수분에 꼭 필요한 존재로서

유럽에서는 소, 돼지 다음으로 중요한 가축으로서 '닭' 보다도 더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꿀벌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온전히 환경에 관한 걱정 때문이었다.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원인은 그야말로 수 많은 "썰" 들이 있지만, 복합적인 환경오염 탓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가 위협받는다는 이야기는 자칫 공포감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꿀벌이 사라진 이유에 관한 호기심으로 그러한 환경 실태에 관한 이야기 인 줄 알고 이 책을 선택했었다.

접하고 보니, 이 책은 꿀벌이란 독특한 초개체 생물에 관한 훌륭한 생태적 관찰서였다.

 

고성능의 카메라로 근접 촬영한 듯 커다란 꿀벌들의 사진은 수 많은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194페이지의 '사진 7.8'은 벌집을 새로 만들거나 결함이 있는 벌집을 보완하는 곳에서 꿀벌들이 만드는 사슬을 보여주는데 정말 신비로워서 보고 또 보았다.

중간에 꿀벌에게 마이크로 칩을 심어 놓은 사진도 있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작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꿀벌을 잡아서 어떻게 마이크로 칩을 심을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수 많은 꿀벌들의 움직임 속에서도 특정한 꿀벌들을 인지해내고 지속적인 관찰을 했다.

 

 책 속에 빠져듬에 따라 꿀벌의 초개체로서의 삶과 인간의 삶을 비교하며 사색하게 했다.

꿀벌들은 수많은 개체들이 함께 다닥다닥 붙어서 살아가는 독특한 생명체이다.

그것이 초개체라는 독특한 생태를 만든 것이 아닐까.

왠지 요즘 남성이 중성화 되어 가고 y 염색체가 사라져 간다는 기사들도 생각나게 했다.

맨 처음 초개체라는 것과 그 의미 그리고 여왕벌 하나와 수 많은 숫벌이라는 독특한 유전적 특성에 관한 어려운 과학적 설명은

꿀벌이 정말 우월한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왕벌과 다양한 숫벌들의 유성생식을 통해 일벌이 탄생한다.

일벌들은 각각 다양한 숫벌의 유전자를 물려 받는다.

그리고 그 일벌들에 의해 무성생식으로 다양한 유전자의 숫벌이 탄생한다.

거기에 일년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분봉을 통해서 새로운 여왕벌이 탄생하면 

일년에 한 번 씩 완전히 새로운 유전자로 물갈이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꿀벌들이 확실히 더 건강하단다.)

 

아쉬운 점은 가장 기본 개념이 되는 초개체 라는 것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우화라던가 ( 처음에는 부화의 오타인 줄 알았다.) 몇 몇 과학용어에 대한 설명도 아쉽다.

 

이 책을 통해 꿀벌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될 수록 이 작고 미물로 보이는 생명체가 이렇게 현명하다니 하는 위화감이 느껴진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서 온도를 조절하고 끊임없이 청소를 하고 향균제를 부지런히 바른다.

그 청소 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동영상으로 보았으면 했다.

쥐가 침입했다가 벌통 안에서 죽더라도 병균이 옮기지 않도록 쥐의 몸을 밀랍으로 봉해 버린다고 하니 놀랍다.

나 처럼 게으른 사람보다 오히려 더 집관리를 잘 하는 것 같다.

알을 바늘로 찔렀더니, 몇 분도 안되어서 이상이 있는 알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방에서 치운다고 한다.

이렇게 꿀벌이 적극적으로 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놀랍다.

그리고 온도 조절을 통해서 일벌, 숫벌, 등등 스스로의 유전자를 조절한다.

 

 [유충에서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변신하는데 온도가 중요하다는 사실 자체는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다.

이런 사실은 다른 곤충들을 대상으로 한 수 많은 실험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러나 특별한 것은 어떤 온도에서 자매들을 키울 것인지 꿀벌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환경과 유전자가 생물의 특성을 결정한다는 오랜 생물학적 지혜가 확인될 뿐만 아니라,

꿀벌들이 놀랍게도 환경과 유전자라는 두 가지 변인 간의 직접적인 피드백 가능성을 발견했음을 알 수 있다. 276p]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꿀벌들의 의사표현인 그 춤을 사진으로 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동영상으로 여러 다양한 의사표현들을 보았으면 했다.

이 책에 그러한 동영상을 시디로 첨부해주셨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그리고 책 표지 디자인을 바꾸어서 좀 더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었으면 한다.

이렇게 꿀벌에 대해 알게 해 주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과학에 존경을 표한다.

더불어 아직 과학이 밝혀내지 못 했다는 점은 미지로 남으니 오히려 더 궁금해지게 한다.

 

- 그 많은 여왕벌의 알 중에 과연 어떤 알이 여왕벌로 선택이 되는 것인지

( 물론 가장 건강한 알이겠지만.)

- 그 일벌 중에서 아버지가 같은 친자매는 서로를 알아보는지

-  아버지가 같은 친자매는 서로 돕는지

 

 참 흥미롭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책이다.

 - 로얄제리를 먹어보고 싶은데 꿀벌이 사라져가서 진짜 꿀도 먹기 어렵다는데 진짜 로얄제리가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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