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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힘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김은경 옮김 / 북바이북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망각의 힘'은 영문학자이자 언어학자의 에세이이다.
'망각의 힘' 이란 제목은 망각의 기술과 방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뇌과학 책으로 오해하게 한다.
책 표지의 그림도 언뜻 뇌 그림 같기도 하다.
그러한 '뇌과학' 책과 크기와 부피부터 다르다.
약간 작은 크기에 아주 가벼운 부피는 부담없이 한 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흔한 에세이집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깔끔하고 단순하다.
겉 표지는 하얀색과 검은 색으로 만 이루어져 있고 심지어 책가름줄 조차도 하얀색으로 통일이 되어 있다.
뒷 표지에 한 줄 문장만이 빨간색으로 강조되어 있다.
[ 망각으로부터 새로운 창조는 시작된다.] 라는 문구다.
저자는 단 몇 문장으로 요약하기 위해서는 며칠을 심사숙고해야 하고
긴 소설은 한숨에 써 내려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문학은 소설보다 '단편'이 우수하고
'소설' 보다는 함축적인 '단편'에 더 가치를 두고 있으며
책이란 앉은 그 자리에서 (한 자리에서) 단숨에 읽힐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지 그 이상이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질리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히는 책은 아니였다. - 내 경우에)
작가의 사색은 깊이가 있고 통찰력이 있으며 함축적이라 집중을 요한다.
어느 부분 하나 가볍지 않고 군더덕이가 없다.
표지의 색이 상징하듯이 깔끔하고 깨끗하며 직선적이다.
작가의 일본식 표현이 많았을텐데 이국적인 일본식 표현이라는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번역이었다.
우리를 지배했던 일본의 작가라서 그런지 정서적으로 많이 동감했다.
그리고 일본인으로서 일본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감추지 않고 있는 모습도 존경스러웠다.
나의 정서와 맞닿아 있는 깊이 있는 삶의 태도와 사색을 통해 많은 지혜을 얻을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읽어 봐도 지루하지 않을 책이다.
요즘들어 편견이 생겼는데, '언어학'과 '철학'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며
철학을 하기 위하여 언어학을 배워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언어학을 위해서는 철학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언어학자는 지독히도 철학적이고 현학적이다 라는 것이다.
- 저자는 휴식이란 육체적 노동에서 필요한 것이지 공부하는 학생들은 휴일이 필요없다고 하신다.
사실 그렇다 공부는 매일 해야지 효과적이지 공부에 노느날이라니?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볼 때, "머리가 나쁠 수록 공부에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라는 학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저자는 머리 나쁜 사람들의 고통을 죽어도 이해 못 하실 것이다.
-- 망각하기 위해서는, 푹 쉬고 새로운 것을 생각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집중은 망각을 망각은 집중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