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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
지난번 "소문"을 읽은후로 무언가 정복하지 못한것 마냥;; 좀더 궁금한 마음이 들었던 작가였다
오기와라 히로시..
벽장속의 치요도 그랬었고, 조금의 반전이라도 있는 추리물일것 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을까?
읽기 시작한 초반에는 왠지 내용이 밋밋한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추리물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읽었지만 은근~ 기대는 했었나보다 ㅋㅋ
스스로 이런 생각이 들고, 생각을 정리하고 책에 집중을 하는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건을 만들어 가는 오기와라 히로시의 이야기 스타일 때문인듯~
사실 회전목마는 지극히도 현실적인 주제를 담고있는 책이다.
직장을 다니는 사회인이라면 모두들 공감할 수 있는.. 그런이야기를 말이다.
케이치는 꽤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치열한 경쟁의 중심에 있는것이 싫어 사표를 내던지고,
지방 공무원으로 일한지 9년째인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느긋하고, 발전을 꾀한다기 보다는, 근무시간에 무엇을 하고 보낼까~에 더 관심이 많고
퇴근시간이 1분도 지체되어서는 안된다는 의식을 갖고있는 공무원들속에서
완전히 동화되어 있던 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맏게 되었다.
이때까지 처럼 대충대충~ 예년의 자료에 맞춰 일하면 되는 곳이고, 그래야만 하는 곳인 그의 직장.
하지만 이번엔!!! 어린 아들의 과제인 "아버지의 직업"에 대한 글쓰기~가 자꾸만 거슬리는 가운데
케이치의 가슴속 한방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보통 이런 이야기들은 어떤 영웅심리를 자극해 통쾌하게 풀어내 주는 것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석인것 같다.
하지만, 회전목마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만족감이 느껴지는 책이라는 것!!!
분명 이야기의 맥락상으로는 이쯤~에서 이야기가 끝날것 같은데, 책의 분량은 좀 남아있는 것이 의아했다.
모지모지? 하면서 읽어내려가는 순간..
"어라라!! 이게 모야 -_-;; 이러면 전혀 통쾌하지 않은데!"
하면서 내 표정은 다시 사회의 답답함에 찌든 불편한 표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궁금한 손길은 책장을 넘기기에 바빴고~
결국 아주 통쾌한 웃음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으로.. '그래 이게 현실이지~'하게 만들며
그래도 빙그레~ 웃음짓게하는 이야기로 마무리 지어져 있었다.
회전목마는 어떠한 캐릭터 때문에 이야기가 확! 풀리거나, 반전을 맞이하는 짜릿함은 없다.
다만~ 이런 저런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조화롭게 자기 자리에서 적당히 제 역활을 해내어
이야기 전체가 튀지는 않지만 아주 특별한 둥글둥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소소한 것까지 읽는이가 100% 공감할수 있게 만들어 버린다
특히 케이치의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정말...
"으... 마자마자.. 아으.. 정말 답답해!! 그래! 머 어쩌라는거야!!"
직장인 이라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이런 느낌의 이야기들을 여러번 접했었지만 이번에 읽은 회전목마가 단연 최고!! 인것 같다~
간간히 보이는 오기와라 히로시 그 만의 특이한 문장실력도 아주 반가웠고~
케이치를 도와주는 여러 캐릭터들도 은근히 기억에 남고,
한사람 한사람이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수 있을 만큼 괜찮은 캐릭터였다.
다 읽고 난 후 입은 "아~ 역시 사회는 씁쓸해~"라고 외치면서도
마음속은 왜 그렇게도 훈훈하고 따뜻한 감이 돌았던 건지...
오기와라 히로시 만의 능력인것 같다~
추리소설도 너무나 만족감을 안겨주었고, 이런 이야기류도 이렇게나 만족감을 안겨주다니!!
오기와라 히로시의 다음 작품은 어떤 장르일지 ㅋㅋㅋ
나에게 있어서 검증된 작가이기 때문에 다음번엔 어떤책이 나오든 무조건 보게 될것 같다~
"아니, 최근에는 일단 공무원도 그런걸 생각해요. 조사도 여러가지 하고 있고요."
"일단이 뭐야, 일단이. 그런건 생각하는 축에 안 들어.
그럼 조사라도 할까요, 라고 말하는 사이에 세상은 변해 버린단 말이야.
제대로 생각하지 않으면 가게가 망한다, 회사에서 잘린다, 집 대출금을 갚을 수 없다,
사립학교에 보내던 아이는 퇴학, 사족이 길거리에 나 앉는다,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등에 들이댄 그런 권총이 없으니까 곰돌이 푸우 같은 태평한 소리나 하는 거지. 안그래?
케이치는 소주를 마시다 사레가 들렸다.
비상식의 대표라고 생각하던 라이미야가
자신과 그 주위 사람들의 비상식을 나무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