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의 아침 문학과지성 시인선 437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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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울지마
라며 찰싹찰싹 때리던 엄마가 실은
자기가 울고 싶어 그랬다는 걸
알아버린 아이가 될 것이다.



그 자리에서 어른이 되어간다
마침내 무엇을 기다리는지 잊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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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0년의 낭만 십대의 원고지 1
이하은 지음 / 주니어태학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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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티크




서평단에 지원하여 고등학생[!]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

나의 고등학교 생활을 끄집어보면 이렇게 소설을 쓸 정도로 창의적이지는 못했던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매우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너무 유치하지는(?!) 않을지 그런 걱정이 들기도 했다.

내용이나 뭐 유치한 정도는 차치하더라도, 님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실제로 창작을 했고 출판으로 실행까지 한 것은 대단한 것 같다. 뭔가 특히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때 더 치열하고 여유가 없는?? 그런 시기가 아닌가 싶어서...


#스포주의




뭔가 서명도 귀여워💕 ㅋㅋㅋㅋㅋ



일단 나는 이 책을 굉장히 빠르게 읽었는데 그건 그만큼 흡입력있는 스토리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중간쯤에 반전이 있는 것도 너무 좋았다. 마치 얼마전에 읽은 <H마트에서 울다>에서 죽음 이후까지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처럼, 반전이 나오고 반전 이후에 왜 그런 반전이 들어갔는지도 계속해서 설명이 되어서 좋았다 🤓


더이상 손글씨를 쓰지 않는 세상에서 손편지를 쓴다는 내용으로 편지가 계속 나오는데,

편지로 계속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도 재밌지만, 중간 중간 '동그라미 여러 번' 같은 부분에 실제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편집도 나름 신박하게 보였다. 다른 부분에서는 인터뷰 전문이 실리거나 회의록이 실리는 부분도 있는 그것도 같은 맥락에서 작가가 시도해본 것이 아닌가 싶다.



59쪽



다음은 내가 아쉽게 생각한 부분들 📝


가장 아쉽다고 느낀 부분은 이라는 설정과 내용의 연계성,,, 이랄까? 왜 굳이 배경을 2080년으로 정했는지 모르겠다.


(1) 2023년인 지금도 이미 손편지는 드물다 -- 굳이 2080년이라서 더욱 손편지가 '낭만'으로까지 느껴지는 건지?

(2) 2080년에도 여전히 학교 시스템이 2023년과 똑같은건가? 이런 생각도 든다. 여전히 우리는 고등학교를 가고, 독서클럽을 운영하고, 대학 진학을 고민하고 있을까?

(3) 반면, 어째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펜시어'라든가 '우베', '프로메트' 이런 이름을 쓰는 건지? 배경이 다른 나라인건가...?

그리고 또 아쉽게 느낀 부분은 뭐랄까  라는 뭔가 단순한 구성 이라고나 할까?




2080년에 어떤 낭만이 있을지 궁금해지는 제목인데 뭔가, 지금과도 꽤 흡사한데 2080년이라는 배경 묘사를 읽으며 의구심이 들고 거기다가 그 낭만이 나에게는 너무 감흥이 없는 부분이었다. 내용에 수학 공식이 곧 지혜인 것처럼 얘기되는 부분이 있는데, 어쩌면 작가 본인이 수학 공식을 좋아하고 명명백백한 단순한 구성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건 그냥 내 스타일이 아닌걸로...



그외에 아주 소소한 오타나 그런 것들이 있었음... 지금 다시 보니.. 팬시어인지 펜시어인지 모르겠네... 아니면 영어 이름이라 ㅐ나 ㅔ나 상관 없는건가? 😵‍💫

몇몇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반전 이후의 갬동🥹 은 분명히 있다.



🔖 밑줄 그은 문장

-네가 살아 있다고 나 자신을 속일 때만 일상을 이어나갈 수 있어. 154쪽

-편지쓰기의 낭만이라는 걸 이제 좀 알 것 같아. 164쪽


북티크 감사합니당 💕

편지쓰기의 낭만이라는 걸 이제 좀 알 것 같아. - P164

...네가 살아 있다고 나 자신을 속일 때만 일상을 이어나갈 수 있어.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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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단상 동문선 현대신서 178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동문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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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란 경쟁 대상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것이다. 어떻게 피로에 대항해 싸울 수 있단 말인가? 나와 그 사람을 연결하는 이 유일한 끈인 피로를, 사랑에 지친 그가 ‘내게 두기 위해‘ 조각조각 지르고 있음을 본다. 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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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단상 동문선 현대신서 178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동문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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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랑스럽게 말한다는 것은, 끝이 없는 미적지근한 소모를 의미한다.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 채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나 할까.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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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회 - 나우주 소설집
나우주 지음 / 북티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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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다보니 묵혀두었다가 느즈막히 독후감을 써봅니다. (북티크님 죄송해요 😭) 모처럼 도서 이벤트에도 당첨되어 책도 일찌감치 완독했건만 뭔가 마음을 가다듬고 감상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아니면 뭔가 영감이 필요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먹먹하고 그런 책인데 일단 이 단편집에서 몇가지 공통된 것이 있었다.

-부서진 가족

-락스/위생

-딸

-명품

-외모지상주의

-아파트

-소외

- 불안



특히 왜 그렇게 락스에 집착했는지는 모르겠다. 작가는 <안락사회>로 토지문학상을 받았는데 나는 전반적으로 다 뭔가 결이 같게 느껴졌다. 버림받고 차갑고 굴곡지고 다 그런 이야기어서... 8개의 단편소설 각각의 줄거리가 궁금하다면 해설을 읽어보면 좋다.





최근에 세인트 언니와도 "불안"에 대해서 얘기했어서 모든 이야기들이 왠지 좀더 시간을 들여서 읽어내려가야할거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지금 제목만 다시 보면... 나는 오히려 제일 첫번째 <코쿤룸>이 제일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다. 나중에는 뭔가 이 작가의 스타일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좀더 익숙하게 읽어내려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첫번째 소설은 뭔가 그럴듯한 이야기라서 -- 당연히 소설은 그런건데도(!) -- 더 읽기가 벅찼던 것 같다.



<코쿤룸> 의 주인공은 프리랜서로 어떻게 보면 누군가는 부러워할 수도 있는 디지털 노마드다. 미디어에서 그릴만한, '부러워할만한' 디지털 노마디즘 사실 주인공의 동생이다. 주인공은 뭔가를, 아마도 아버지를(?) 도망치듯이 계속해서 풀옵션 원룸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임시' 보금자리를 만든다. 그리고 가족은 부서졌다고 인식하는데 엄마가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의미로 내 보금자리에 침범하면서 내가 만든 보금자리에 균열이 간다. 어렸을 때부터의 이야기가 촘촘히 쌓여있어서 주인공이 왜 엄마를 아픈 손가락처럼 대하는지 공감할 수 있다.





그저께 친구를 만나서 가족을 주제로 얘기를 했는데 뭔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내 사정이 엄청 특이한 것도 아니고 심지어 양호한 편일지도 모른다는 안도감이랄까. 그 친구를 통해 들은 타인의 가족에게도 그 가족만의 사정이 있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어떤 이야기들은 더 공감이 많이 되기도 하는 거니까...

예를 들면 직장 동료 같은 사람은 더 임팩트 있다. 왜냐면 직장 동료는 '친구'는 아니다보니까 아무래도 약간의 거리가 있는 법인데, 그래도 하루를 거의 같이 보내잖아? 함께 보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같은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니까 뭔가 느슨하지만, 느슨한데 끈끈한 그런 사이인가 같다. 뭐 암튼...



최근에 마침 그런 걸 느낄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은 사실 너무 느슨한 사이라서 그렇게까지 내가 감정이입할 줄은 몰랐다. 직접 한 말이니까 아마도 사실이겠지? 사실이 아니더라도 약간 감명깊다고 생각할 듯... 아무튼 정말 사람 속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역시 각자의 사정을 들으면 다 그렇게 행동할만한 이유가 있는 법인가? 안타깝고 갑자기 내가 다 미안해지고 슬프고 뭐 그래... 최근 들어서 가장 마음에 충격을 주어서 사실 책보다 그분 이야기가 더 가슴아팠다. 그렇다고 내가 막 티낼수는 없을거같은데... #착잡

<코쿤룸> 부터 시작해서 <안락사회> 단편집 전체적으로 다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마지막에 다른 작가분이 해설도 써주셨는데 몬가 "문학적" "비평" 인거 같아서 너무 어려운데 그냥 나는 '우리 일상 어디라도 있을법한 사정들'이라고 하겠다. 작가가 뭔가 놓칠 수 있는 일상의 작은 감정들과 장면들을 포착해서 재미있었다. 엘리베이터 4개가 있고 4명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각자 엘리베이터 하나씩 탔다는 내용도, 나도 그럴 거 같아서 공감됐다. 이런 식으로 공감간 내용들에 하이라이트한 부분이 많다. 그중 몇가지만 더 소개하자면...

대답을 뭉뚱그리면 난처함도 모면케 해주는 법이었다. <집구석 환경 조사서> 중에서

사랑 같은 걸 믿으라고 집단 최면을 공간 위해선 말이다. ... 정말 순진해 빠진 두 분이시군.
<클리타임네스트라> 중에서

역시 외모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외모는 생존이었다.
<아름다운 나의 도시> 중에서

사람들이 창가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다. 새벽 2시였다. 숨이 가빠왔다. 이들은 어디고 향해 가고 있는가. 이 대열에서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봄의 시> 중에서



어쩌면 온실 속의 화초였다는 걸 문득 깨닫고 싶다면 추천!

#안락사회 #나우주 #북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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