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의 도구
폴 트립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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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난.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많이 들어온 말이지만, 조금도 익숙해지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아니,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는 말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고난은 어느샌가 슬그머니 찾아와 우리를 괴롭게 하곤 한다. 그런 고난을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도 말이다.

 

   저자인 폴 트립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이 책은 그에게 찾아온 고난 씨에 대한 이야기로 문을 연다. 그는 전 세계를 다니며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강연가이자 다수의 책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가볍게 찾아간 병원 진료 과정에서 그의 신장이 크게 훼손되었음을 알게 되고, 수차례의 수술과 치료과정을 거치면서 더 이상 전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됨에 낙망한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일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았고 그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그와 같이 예기치 못한 고난 가운데 어찌할 바를 모르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먼저 잘못된 신학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28

 

   안타깝게도 이 구절을 우리가 겪는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다 잘될 것이라는 약속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이해는 우리가 겪는 고난이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품게 함으로써, 고난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거나 삶을 영구적으로 바꾸어 놓는 결과를 가져다줄 경우 하나님께서 약속을 이루지 못하셨다고 결론짓게 만든다.

<고난> 44p

 

   하지만 이 구절에서 말하는 이란 우리의 구원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부터 계획하신 것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고난이 찾아오더라도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구원이라는 약속이 깨어질 일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는 고난이 찾아오는 이유가 우리가 무언가 잘못한 것이 있어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친한 친구와 큰 갈등이 생겼을 때, 지난주일 예배를 빠져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한다거나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이유가 요즘 자신이 말씀 읽기에 소홀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저자는 성경이 고난을 우리가 저지른 그릇된 일과 연관시키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 삶의 시련과 어려움을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원하시고, 또 우리 안에서 이루려고 애쓰시는 선한 일과 연관시킨다.

<고난> 43p

 

   나 또한 계속되는 구직활동의 실패가 내 기도가 부족해서, 내가 새벽예배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아서 주시는 벌은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사탄이 비틀어 놓은 그릇된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하나님과 만나는 일에 소홀했던 내 행동이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좀 더 온전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길 원하시기에 지금의 고난을 허락하셨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잠잠히 기도하면서 그분이 계획하신 완벽한 때를 기대하고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이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두 번째로 그는 우리의 마음을 지키라고 조언한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이 말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 중 하나이다. 실제로 내 주변의 환경과 상황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 내 생각이 그 고난을 받아들이는 데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을 많이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고난은 단지 육체의 문제만이 아닌 마음의 문제다.

고난은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우리 안에 안정되게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고난> 61, 62p

 

   정말 그렇다. 내가 고난 가운데 있을 때 사탄은 종종 나에게 이런 환경에 너를 내버려 두는 거 보니 하나님이 이제 더는 널 사랑하시지 않나보다하며 나를 비웃곤 한다. 때로는 쟤는 너보다 기도도 덜 하고 예배도 자주 빠지는데 한 번에 취직이 됐네? 하나님은 너보다 쟤를 더 사랑하시나보다와 같이 마음속에 시기와 질투의 씨앗을 뿌리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거짓의 아비, 사탄이 준 생각임을 깨닫고 이를 뿌리칠 수 있어야 한다.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 이는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당하는 줄을 앎이라

베드로전서 59

 

   믿음의 선배, 베드로는 고난당하는 우리들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 역시 우리와 같은 고난을 경험했고 우리 모두가 고난 앞에 연약한 존재임을 알기에 이와 같은 말을 남겼을 것이다. 하물며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이런 우리의 모습에 대해 모르실까?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자. 그는 우리의 연약함을 모두 아시며, 큰 은혜를 통해 약할 곧 그때가 강함임을 깨닫게 하시는 이심을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난의 때에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고린도후서 47

 

   하나님은 우리를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존재로 만들지 않으셨다. 단단한 무쇠그릇이 아닌 깨지 쉬운 질그릇으로 우리를 만드셨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통해 선한 것을 이루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깨지도록 허락하신 것도 우리 자신이 아니라 그분 안에서만 소망과 안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라는 것이다(243p).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로마서 838-39

 

   또한, 성경을 통해 하나님은 당신께서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심을 계속해서 우리에게 나타내고 계신다. 우리를 너무나도 아끼고 사랑하시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이가 영원히 우리를 사랑하시며 결코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만큼 위로가 되는 말이 또 있을까? 고난이 당신 곁에서 하나님을 멀리 떨어뜨려 놓았다면 다시 여호와께 돌아가자. 그렇다면 그 안에서 참된 평안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제목만큼이나 어려운 이 책을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갈수록 내 안에 다시금 주를 향한 감사와 기쁨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놀라운 것은 이 긴 책에 담긴 말들이 모두 성경 안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란 사실이다. 책 속에 담긴 성경 구절들을 볼 때마다 한창 열심히 읽다 흐지부지되어버린 성경 1독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지금 고난 가운데 있다면 이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힘들지만 그 긴 여정을 마칠 때쯤엔 이 책 속에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당신에게 작은 새바람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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