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아닌 아이표 가족여행 지식 잇는 아이 20
진향숙 지음, 나유진 그림 / 마음이음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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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아닌 아이표 가족여행』은 단순한 여행 이야기를 넘어, 아이의 성장을 다층적으로 담아낸 지식동화입니다. 진향숙 작가의 담백한 글과 나유진 작가의 따뜻한 그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하나의 여행기를 넘어 하나의 '과정 중심 배움'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의 주도성'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족여행은 대부분 부모가 계획하고, 아이는 그 일정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정반대의 구조를 가집니다. 여행지를 고르는 것부터 일정 계획, 체험활동, 식사, 예산까지 모두 아이가 중심이 되어 구성해 나갑니다. 부모는 조력자로서 함께할 뿐, 주도권은 온전히 아이에게 있습니다.


이런 설정은 단순한 이야기적 장치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기주도 학습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시가 됩니다. 특히 일정이 계획대로 되지 않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을 때, 주인공 아이는 당황하면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합니다. 그 과정이 아이의 감정과 함께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어린 독자들은 그 장면에서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또한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여행지의 분위기를 잘 살린 따뜻한 색감과 디테일한 표현, 그리고 주인공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표정 묘사가 돋보입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그림만으로도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전달력이 뛰어납니다.


이 책을 함께 읽은 초등학교 3학년 아이는, 책을 덮자마자 자기가 가고 싶은 지역을 이야기하며 여행 코스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적어보던 일정표가, 시간이 지날수록 지도와 인터넷 자료를 참고한 진짜 '기획서'로 바뀌어갔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부모로서도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아이는 "이건 내가 만든 여행이니까 더 신나!"라고 말하며 들뜬 모습을 보였고, 단순한 독서 경험이 삶으로 확장되는 장면을 목격한 순간이었습니다.


『엄마표 아닌 아이표 가족여행』은 아이에게 '생각하는 힘'과 '실행하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입니다. 단지 어디를 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가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어떻게 가는지를 계획하며, 그 여정을 통해 자신만의 배움을 얻어가는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교과연계도서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실제 체험학습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부모나 교사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잇는아이’ 시리즈로서,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아이의 내면 성장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어린이필독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가족여행을 준비 중인 가정, 혹은 아이의 자립심과 자기주도력을 키워주고 싶은 보호자라면 꼭 함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쓰였지만, 어른이 읽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설득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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