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 Nobless Club 13
탁목조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조금 전에 덮고 나서 노블레스 클럽 013번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면, 새로운 공간에,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이름을 바탕으로 이룬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한번 잡으면 일정 시간 동안 놓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람이 새로운 것에 대해 익혀 나가는 것에 대해 지루함을 느끼지 않듯, 이 책도 머리부터 발 끝까지 "새로움"으로 포장한 듯한 느낌으로 술술 읽혀나갔다. 저 표지에 덮여 있는 띄지의 자랑스러운 듯한 문구 "<반지의 제왕>은 지루하다 ! " 라는 멘트에서도 볼 수 있 듯이, 이미 평론화된 반지의 제왕의 엘프나 오크와 같은 것(당시에는 참신함 그 자체였겠지만)에 대해 "도전"하는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다.


● 참신 ?  아무리 새로워도 머리부터 발 끝까지 새로울까 ?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의 가장 처음 부분인 프롤로그 부분의 창조 신화 中을 대충 요약하자면 '창조신이 일곱개의 달과, 그중에 어여쁜 것을 골라내어 일명 '선택받은 자들의 세계(=가이아)를 "창조"하고 일곱 번째 달을 만들었는데, 가이아를 제외한 다른 달들에 반발이 너무 심하여 가이아로 통하는 하나의 문을 지어내었다. 하지만 가이아의 생명체들은 달에서 내려오는 생물체들을 미워하고, 두려워 하여 쳐죽였다'이다. 이 내용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진 않으니 안심하라. 그냥 이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를 이해하기 위해서 충족되어야 하는 배경 지식의 일부일 뿐이다. 여하튼, 저 내용에서 보자면 작가는 창조주라는 대변인으로 하여 일곱 개의 달과 가이아라는 새로운 세계를 지어내었다. 일단 저 스포일러 자체에서도 이 소설이 "새로운 것에 대한 반발"을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섭렵하기 어려운 소설인지를 알려준다.
또 이곳저곳 뒤집자면, 진짜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다양한 종족. 소설 중에 찾아보면 일흔 두 개의 종족이 이 소설 속에 존재한다고 한다(그것도 8개의 세계 중에서 일곱 번째 달에서만-_-). 대충 주로 나오는 이들만 살피면, 무르무르·자간·단탈리온·할파스·세레·시트리·플라우로스·글라샬라볼라스·키메리에스·고모리... 등(찾아보면 더 나올 듯) 난 진짜 저 종족 중 몇 개가 한꺼번에 나오는 부분이 있어서 그때 머리 아파 죽는 줄 알았다. 막, 할파스의 누구누구는 어떻게 생겼다는 둥, 단탈리온의 누구누구는 이런 이유 때문에..., 하지만 처음만 그럴 뿐이지 읽다보면 자동으로 종족에 대해 "외우게" 되고 이젠 그 종족의 생김새까지 기억해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헷갈리는게 몇 개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이럴 정도로,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새로운게 많다.
 

● 의미 심장하게 끝나는 결말 ! 뒤끝이 너무 많도다 !

후우. 솔직하게 십 여 분 전에 이 책을 덮고나서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소설의 흥미진진한 전개와 더불어 점점 뒤가 궁금해지는 이야기들.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책장을 이어나가고 있고, 이내 한 두 장 남았을 때 속으로 '...남는 장 수가 왜 이렇게 짧을까. 남는 장수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데, 이걸로 뒷이야기 설명이 다 되나?'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그러다가 "에잇, 어떻게든 끝나겠지"하고 소설에 다시 집중했었는데, 설마 나는 이야기가 거기서 끝이 날 줄은 몰랐다.
작가는 전혀 끝이야기를 설명하지 않았다.
분명 중간중간 있는 플롯에 대해서는 설명은 끝 마추었지만, 작가는 아마 "다음 이야기에 대한 가능성"만은 남겨두고 간 듯 싶다. 처음과 마지막에 딱 1번 출현한 수수께끼의 물건에 대한 정체도, 그리고 주인공의 뒷이야기도,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작가의 말에서는 의미심장한 말만이 남돌 뿐이다.

'<일곱 번째 달의 무르무르>는 끝이 났지만 제 세상은 아직도 살아있음을 말씀드리며 이제 이곳 가이아의 일곱 개의 달에 대한 '첫' 이야기를 조용히 덮습니다.'

............응? 이건 바로 두 번째 이야기가 있다는 말일까. 외면적으로 그렇게 보인다. 아니, 두번째 이야기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마 기다림을 참지 못하는 이에겐 절대 이 소설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출간이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상태에서 기다림을 참지 모사는 이가 본다면 아마 일곱 번째 달의 대지가 솓아 방출하는 뜨끈뜨끈한 화염과도 같은 상태가 되지 않을까 나지막이 상상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간격을 둠에 따라 상상을 할 시간을 주기도 한다. 난 분명 단권이라 생각하고 들었는데, 읽어보니 장권이라니. 더군다나 출간 예정은 미정. 이건 정말, 언제 나올 지 모르는 이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마치 연재 소설을 쓰다가 도중에 절필한 작가가 다시 복귀하는 심정......은 좀 강한 거 같다. 어쨌든 이 <잊혀진 달의 무르무르>는 언젠가 꼭 나오게 될 것이니까.


그래도 난 이 뒷 이야기가 궁금하므로, 살짝 기다려볼까 한다. 그 뒤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 지를 조금씩 그려내가면서.
약간의 기다림 뒤에는 그만큼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독자를 이렇게 무기한으로 기다리게 만드는 작가에게, 앞으로 나올 작품을 기다리면서 살짝 재촉을, 또는 압박을 가해보기로 하자. 참신한 것도 참신한 지라, 그리고 참신하기에 뒷 이야기가 더 궁금한 지라, 더욱 기다리게 된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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