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인형 사계절 그림책
이상교 지음, 휘리 그림 / 사계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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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지후는 또래 친구들과 밖에서 뛰놀기 보다
집 안에서 인형을 만드는 데에 몰두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후가 밖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꽃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파란 하늘과 새들도 눈에 들어오고
빗소리도 들려온다.
그리고 어쩐지 심심해 보이는 인형들을
빗방울을 맞으라고 내어 놓고,
사라진 인형들과 함께 뛰놀기 위해 
신을 신고 밖으로 나간다.

지후에게 인형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밖에 나가기 두려운 마음을 달래주는 친구이자,
세상과 자신을 연결해주는 고리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향한 아이의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수채화 특유의 번짐 효과로 잘 보여준다.
특히 비 내리는 장면에서는
빗방울이 지후보고 밖으로 나오라고,
'톡톡' 마음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책을 읽고,
왜 하필 열 개의 인형, 열 살의 지후였을까 생각하다가
숫자 10에 나름 의미를 부여해봤다.
열 달이라는 시간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 머물며
세상과 만날 준비를 마치는 기간이다.
지후가 열 개의 인형을 만들고 나서
마침내 집 밖으로 발을 내디디는 모습은,
그가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닐까?
그리고 열 살이 된 지후는
또래 아이들보다 조금 늦었을지는 모는지만,
낯선 세상을 마주할 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는 아닐까?


이런 생각은
지후의 곁을 지키던 열 개의 인형들의 행방으로 이어졌는데,
(책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지만)
세상과 연결되기를 바라는 엄마가
인형들을 숨겼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나라면 그랬을것 같다.
이제는 아이가 스스로 세상과 맞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누구나 어느 순간에는
숨고, 웅크리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낯설고 불편한 것들과 대면하기를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상교 작가의 글과 휘리 작가의 그림이 만난
<열 개의 인형>은 지후를 통해
그런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햇살 좋은 어느날,
혹은 비냄새가 좋은 어느날,
웅크리고 있던 곳에서 나와보라고 말이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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