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맨 앞줄

교실 맨 앞줄 - 학교에 관한 장르 단편집 ㅣ 꿈꾸는돌 29
김성일 외 지음 / 돌베개 / 2021년 5월

교실 맨 앞 줄이란 제목을 보고, 불현듯 내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나는 교실 맨 앞줄에 앉아서 선생님 이야기를 가까이에 듣고, 선생님과 눈 마주치길 좋아했었는데,

언제인가부터 내가 선호하는 자리는 점점 뒤로 물러났던 기억이 났다. 

학교가 재미있고, 즐거운 곳이 아닌, 공부와 진학에 대한 압박으로 가득한 불편한 곳으로 느껴지면서 부터였던 것 같다. 

이 책에는 다양한 모습의 학교와 그 안에서 맺게 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학교나 친구관계 등을 다루는 여느 책들처럼 한없이 밝거나, 이런 것이 바르다는 식의 교훈을 던져주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문제 상황을 해결해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떤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세상에는 그렇게 그만 둘 수 없는 것도 있잖아. 우린 학생이잖아. 미성년자고. 이건 힘들다고 내 마음대로 그만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1반이거나 2반이거나 3반일 수는 있지만 아무 반이 아닐 수는 없고, 남학생 아니면 여학생인데 둘 중에서 고를 수는 없고 둘 다 안 할 수도 없고.( 중략) 몇 등이 되었든 전교 석차 어딘가에는 있어야 하고. 그런데, 물고기가 어항에 갇히면 그래도 숨을 쉬면서 살 수는 있는데, 쥐가 어항에 갇히면 그냥 빠져 죽어야 하잖아. 어떤 애들은 그래. 어떤 애들은 그걸 못 버텨."(과학상자 사건의 진상 중) 

코로나로 학교 가는 것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친구들과 교감하는 것이 일상적인 것이 되지 못하는 갑갑한 상황에서 많은 아이들 중 누군가는 버티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학교가 안전하고 즐거운 곳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병을 옮아올 수도 있는 곳이 되어 버리고, 친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내 마음을 터놓는 것도 타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일이 되어 버린 지금, 우리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을 버티고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찌릿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어느 순간 도움을 주는 친구가 되고, 타인을 위해 스스로를 단속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이가, 우리 아이들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하게 되었다. 

친숙하고도 낯선 학교 이야기라는 소개 문구처럼, 실제하지는 않는 낯선 학교지만, 그 안에 있는 등장인물들은 꼭 나 같아서, 우리 아이같아서 공감하게 되는 책이다. 

#교실맨앞줄#김성일 #정소연#구한나리 #박하익#이지연 #듀나#이산화 #송경아#돌베게#허니에듀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