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대만
조영미 지음 / 산지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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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을 가르치는 한국어 교사인 저자는 대만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기회가 생겨 훌쩍 대만으로 떠납니다. 부랴부랴 초급 중국어를 겨우 수강한 상태로 대만 땅을 밞은 저자에게 낯선 이국땅에서의 생활이 녹록할 리 없습니다. 언어 장벽부터 문화 충격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이중생활(?)이 그렇게 시작됩니다.

다행히 대만 사람들은 이 이방인에게 대체로 친절하고 관대했지만, 그렇다고 신기한 존재를 바라보는 듯한 따가운 시선이 안 느껴진 것은 아닙니다. 어디를 가든 대만인들에게 저자는 무엇보다도 외국인이었습니다. 저자는 문득 한국에서 명절마다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던 외국인 장기 자랑 프로그램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서툰 한국말, 어설픈 한국어 노래로 웃음을 자아내며 구경거리가 되었던 그 외국인들도 평범한, 그리고 어엿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었구나... 스스로 이방인이 되고서 우리 사회 속 이방인들의 어려움에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 것이죠.

이 책에는 저자가 낯선 땅에서 겪은 고생과 또 거기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생생히 그려져 있습니다. 대만 여행이나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도 풍부하고요.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한 외국생활 적응기에 그치지 않는 것은 이와 같은 저자의 반성적 사유, 그리고 자신이 가르치는 젊은 세대에 대한 애정과 염려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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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소 2022-03-03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로서의 애정이 담긴 리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