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학원입니다.
네에? 누구요?
네에! 누구요!
네! 알겠습니다.
중국어의 성조가 어렵다고 하던데 저는 개념이 없어서 그런가 첨엔 퍽하고 와닿지가 않았답니다.
그런데 지은이 송재복 교수님의 첫번째 임팩트 있는 강의를 네 다섯 번 듣고 나서야 캬~~ 정말 명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번 성조에 대해 득도한 듯!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발음도 발음이려니와 우선 나름 꽤 안다고 하는 한자를 영어단어 외우듯이 전부 써야 한다는 막연한 부담감에 이거 쉽지가 않겠구나하며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리학습법!
즉 엄마가 간난쟁이 아아에게 엄~~마! 하며 소리들 들려주어 아이가 소리부터 익히게 하는 방식을 적용한 학습법이 왠지, 그냥 마구잡이로 꾸욱참고 듣다보면 귀가 뚤리고, 그러면 혀가 풀리고 하는 지리한 방식인 줄 알았습니다.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나 처음 발음에 대한 도입부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무작적 mp3를 다운받아 출퇴근시 오가며 듣고 짬나는 시간마다 처음부터 쭉 듣다가 하나씩 제대로 들으려 노력했습니다. 왜냐하면 저자 머릿말에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면 적어도 1개월은 듣기에만 치중해야 합니다.”
“이 책은 회화의 기본이 되는 듣기와 말하기 중심의 책입니다. 중국어를 어느정도 공부한 분뿐 아니라 처음 배우는 분들은 반드시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순으로 공부하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듣는 것에 역점을 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를 들은 후 설명을 보십시오. 한국어만 보고도 중국어가 바로 나올 수 있습니다. 만약에 입에서 바로바로 튀어나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세요. 진도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천천히 멈추지 말고 반복해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는 저자 선생님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려 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학교 수업에서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게다가 진도가 중요하지 않다. 처음부터 다시해라. 그런데 솔직히 다른 일반 책을 읽다가도 전체적인 맥락이 잘 이해되지 않을 때는 책의 첫 부분 또는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다시 맥락을 파악하고 다시 진도를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나요? 그냥 직진만 이야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어찌보면 무지 단순한 방식을 주문하는 것 같지만 그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전자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사용설명서를 주의깊게 읽는 경우가 드뭅니다. 바로 전원 연결하여 사용하기 바쁘지 언제 설명서를 읽고 할 시간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저자의 머리말은 이 책의 사용설명서가 아닐까요? 저자가 이책을 통해 우리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메시지와 이 책의 집필의도, 그리고 자상하고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이 책의 사용법을 무시하고 무조건 진도를 나갈 수는 없지요.
설사 머릿말을 읽는다해도 그저 판에 밖힌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고 바로 본인의 학습 스타일로 들어가 버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금방 지쳐버리고, 능률도 오르지 않고 흥미도 사라져버려 결국 앞의 몇 페이지만 줄긋고 메모해 나가다가 한 번의 위기가 오면 아주 홀가분하게 책을 덮어버리면 모든 문제는 해결됩니다. 저만 그랬나요? 다 이렇게 하지 않습니까? ㅋㅋ
책은 마당이란 표현으로 발음, 동사, 형용사/ 부사, 동사/형용사/부사 순으로 챕터를 구분해 놓았으며, 해당 마당마다 마디로 중간 챕터, 그리고 50일에 걸쳐 과정을 2~3개 정도 수행하게끔 되어 있고 한 시간 분량으로 전체를 구성하였다라고 되어있지만 총 96개의 과정을 필요에 따라 조금씩 쪼개어 나가면 한 번 정도 완독한 뒤 중복 학습을 하는 방식을 이용하려 나름 계획을 세워 봤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첫 번째 마당, 기본발음 익히기 14과정에서 벽을 만납니다. 돌아서면 입에 익었다고 생각했던 발음이 음원을 켜놓고 검증에 들어가면 왠 딴 나라 발음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방법을 바꿔 한단계를 뛰어넘어 둘째마당 동사 맛보기부터 시작했습니다. 단지 발음을 그동안 3차례 반복해서 음원만 들으며 쫓아 하던 것에 비하면 첫째마당의 단어듣고 따라하기 - 발음이 들어있는 단어 발음하기 - 과정에 응용표현으로 두 단어를 연결하여 패턴 연습을 하듯 하다보니 조금 속도감이 붙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운 단어의 발음을 다시 첫째 마당으로 돌아가서 한 두 번 더 들으니 처음보다는 훨 편안하게 들리는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이제 책을 받아 전체 음원을 한 번 가볍게 듣고 발음인 첫째 마당을 3회 들은 뒤 14과정을 다시 심화하는 과정에 어려움에 봉착, 타개책으로 선택하여 둘째 마당을 하고 있는데 24과정까지 해오다 보니 아주 어설프게나마 가닥이 좀 잡히는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생전처음 하는 중국어 공부치곤 교재의 선택에 고민할 필요도 없고, 다른 것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단지 진도에 맞게 나아가는데 조금 방법을 내가 흥미를 가지는 부분으로 유도하며 나아가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어찌보면 유치원 아이들 그림책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연습장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어 첫걸음 무작정 따라하기니 너무 고급서적에 대한 괜한 눈높이 상향이 아닌 정말 제대로 이 한권만이라도 마스터하여 중국어의 맛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자 한다면 매우 탁월한 선택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연속 플레이가 되지 않아 매번 선택해 실행해 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소책자는 들고 다니기엔 사이즈가 좀 큰편이고, 애플리케이션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안드로이드 전용이고, 아직 ios에서는 구동이 안됩니다. 홈페이지도 pc 버전외 모바일 버전은 현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하니 모바일 버전으로 개선되어지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동영상 강좌가 있기는 한데 유료라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세계의 재편은 이젠 G2에서 G1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또 빠르게 발전하며 성장하고 있고, 새로운 트랜드가 기존 미주나 유럽에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유입되던 패턴이 이제는 유커나 중국 본토를 통해 우리나라를 거쳐, 또는 본토에서 바로 해외로 신속하게 흐르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때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중국에 대해 정보를,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중국어가 필수인 사회에 이만한 중국어 학습책이 저와 같은 중국어 초보자에게 밝은 불을 지펴 길을 인도해 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