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3 동문선 현대신서 119
피에르 쌍소 지음, 김주경 옮김 / 동문선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느리게 산다? 작가인 피에르쌍소는 부르주아도, 그렇다고 중산층도 아닌 정말 소박하게 살아가는, 잘못 생각하면 빈민층에 가까운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글쎄. 그저 술술 읽어내려가지는 수필이라고 생각하고 이 책을 골랐었는데, 그렇지가 못했다.

우선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작가의 의도인지는 원서를 읽을 수 없는 나로서는 알수가 없지만, 필체자체가 숨이찼다. 읽다가 정말 잠시라도 생각이 빗나갈라치면, 벌써 문장의 주어는 누구인지, 우리인지, 그들인지, 어떤 특정한 이들인지 잊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돌아가 다시 주어를 찾은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만의 문제일까. 글을 적게 읽는 나도아니고, 그렇다고 소설만을 좋아하는 나도아닌데... 한참을 그렇게, 한문장을 읽고나서야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고, 작가의 시선을 인식하자니 읽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소박한 이들, 느린이들, 현대의 세태를 반박하고 나서는 그런 이들에게 동감하는 부분도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느림의 미학이라는 것이 부르주아나 중산층이 가지고 있지않은 시골스런 그런 정신과 그런 삶이라면, 동경의 대상이 되기에는 미흡하지 않나 싶었다. 사실 정확히 작가가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메세지도, 너무나 중구난방식의 글의 흐름덕분에 전달되기어려워 보였다.

나의 이 작가의 글에대한 부적응의 탓이리라 생각하며, 다음 번에 읽게 된다면, 학업에 집중하듯 두 눈 부릅뜨고 봐야겠구나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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