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용기
휘리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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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서 내내 곁에 두고 보고 있었어요.
저의 학창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되돌리고 싶은 순간과 겹쳐지는 상황이 이 그림책의 이야기입니다.
그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용기를 내지 않았을까?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긴 겨울 방학 후 친구와 마주친 순간,
어쩐지 어색해서 ‘나’는 눈을 피하고 말았어요.
그 한 순간 이후… 둘 사이는 더 멀어졌고,
친구가 먼저 말 걸어주기를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친구와 예전처럼 지내고 싶은데…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내어 편지를 씁니다.
친구 집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두고 와서,
이 아이가 느꼈을 감정이 고스란히 저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았어요.
친구는 이 아이의 핑!에 퐁!하고 답을 해줬을까요?

저에게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고 1 때, 낯선 환경에서 처음 친구가 된 친구였는데, 어느날 그 친구가 아팠고,
저는 친구에게 쪽지 편지를 줬는데,
그날 청소시간에 그 편지가 바닥에 나뒹구는 걸 본 순간…그 친구를 마음에서 지워버렸어요.
그 상황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냥 저 혼자 상상하며 혼자 마음 다치고, 마음을 닫아버렸죠.
그 후로 반에서, 기숙사에서 마주치는 그 모든 순간… 눈을 돌려야했어요.
3년 내내 서로에게 유령이 되었던 거죠.

제게 이 그림책 속의 ‘나’처럼 용기가 있었다면..,
한번 더 말을 건네보고 편지를 써 봤다면… 그랬다면 우리 사이가 달라졌을까요?
뭐 그 정도로 깨질 우정이었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ㅎㅎ
그치만 아직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생채기를 마주할 때마다 그때의 저에게 아쉬운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어제는, 우정이 모두인 시절을 맞이하고 있는
딸과 조카에게 이 책을 읽어줬어요.
초등학교 5, 6학년이니 어느 정도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역시, 두 아이들은 자신들의 경험담을 술술 풀어놨어요.
이 책의 주인공처럼, 먼저 용기를 내 보면 친구와의 관계의 폭이 넓어질거라고…
그러면서 이시내 선생님의 추천사를 읽어줬습니다.
저는 이 그림책도 너무 좋지만, 더 좋은 건 바로 이 추천사였으니까요.

그림이 넘 아름다워서 벽에 걸어두고 싶었어요. (예스24에서는 이 책을 사면 패브릭 포스터를 주길래 조카에게 바로 보내줬어요. ^^)

저는 제이그림책포럼 이벤트에 당첨되어 창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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