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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척은 그만두겠습니다 - 빈틈없이 행복하고 싶은 나를 위한 마음 선언
한재원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2월
평점 :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잠을 자는 사람을 일컬어 '스트레스 슬리퍼'라고 한다는 말에 퍼뜩 내 모습이 겹쳐졌다. 이상하게도 남들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잠을 많이 자는 데도 이상하리만치 피곤하고 졸음이 몰려드는 때가 종종 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한때는 잠을 자는 시간이 꼭 아무것도 안하고 흘려보내는 시간처럼 아까워서 어떻게든 잠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보았는데 그럴수록 온몸이 더욱 피곤하고 힘들기만 했던 것이다. 어쩐지 스트레스 슬리퍼라는 단어를 알고나니 졸음이 밀려들 때면 "오늘도 스트레스에 힘들었구나"하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될 것 같아 무언가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누구나 새해가 밝아오면 당연스레 새해의 계획을 세운다. 이번에는 무엇을 배워야지, 혹은 어디로 여행을 가야지와 같은. 저자는 자신의 삶에 있어 올해의 키워드를 일상에서 가벼운 만족을 추구하는 '가벼운 만족'과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ㅇㅈ? 어 인정' 그리고 적게 먹고 적게 싸는 것처럼 욕심 없이 보내겠다는 '적먹적싸'로 선정했다. 이 키워드를 보고 있자니, 나 역시 올해의 키워드를 선정하고자 고심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키워드가 첫째 '심플 라이프', 둘째 '소확행', 셋째 '무념무상'이다. 심플 라이프나 미니멀 라이프처럼 집안에 가득한 짐들을 이번 한해에는 대거 정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최소한의 필요한 것들로만 깔끔하게 말이다. 점점 물욕이 없어지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내 삶에 중요도를 알아가고 그것이 정해져 가는 것 같다. 소확행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키워드로 살고 있는 소소한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주말에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바라보는 햇살에 느끼는 행복,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느끼는 행복과 같이 삶의 소중한 순간과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것임을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그리고 무념무상은 업무적으로나 성격적으로나 생각이 많아서 늘 지끈지끈 머리가 아픈데, 이제는 생각들을 조금씩 내려 놓고 비움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멍-때리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한 광고문구처럼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종종 내 몸의 충전된 배터리가 소진되듯이 에너지가 바닥을 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때면 귀차니즘과 무기력증이 나타나는데 그럴 때마다 괜히 아까운 시간들을 흘려 보내는 건 아닌지, 다들 저렇게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닌지 암담해질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순간들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순간들을 괜찮다고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이대로도 괜찮다고, 아니 괜찮은 척은 할 필요 없다고, 그저 나 스스로의 행복과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토닥토닥 어루만져 주는 것 같이 마음이 편안해졌다.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대신 따뜻한 위로를 건넬 수 있도록 해주는 낮잠의 꿀맛과도 같은 기분 좋아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