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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나와 영원의 당신 - 불안 속에서 더 나은 순간을 찾으려 애쓴 시간들
손현녕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5월
평점 :
행복을 그리며 울었던 내가 있고
눈을 감고 행복을 그리던 당신이 있으며
순간의 찰나 속에서 영원히 박제된 시간들이 있다
“시간의 밀도가 진한 삶을 살아야 한다. 지금 나의 시간은 어떠한가. 공간에 의해, 타인에 의해 나의 시간을 잠식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루 종일 스케줄을 꽉꽉 채워 넣어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고 알차고 보람 있게 쓰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만큼 부질없고 허무한 것이 있을까. 바쁘게 하루를 보내면서 내가 느낀 것은 오히려 많은 것들을 지나치고 놓쳐버린다는 것이었다. 많은 감정들, 소소한 행복감, 일상의 행복, 공상의 짜릿함,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 창 밖의 하늘만 바라보아도 설레던 순수함까지. 꼭 하루를 빼곡하게 일정을 채워 살아가지 않아도,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그렇게 순간 순간의 감정을 느끼고 살아가다 보면, 그것이 나의 진한 밀도의 시간이 되는 것 아닐까. 타인이 아닌 온전히 나만의 시간 말이다.
<순간의 나와 영원의 당신>은 1, 순간의 나. 2, 그리고 각성. 3, 영원의 당신. 4, 그리고 위로. 5, 영원의 나와 순간의 당신이라는 챕터로 마치 하나의 소설책을 보는 듯하게 아름다운 글귀들이 가득히 채워져 있다. 감성을 어루만지는 사진들과 많고 적은 글귀들이 적혀 있어서 한 장 한 장 넘겨보면서 생각의 시간을 갖기에 좋다. 여러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하며, 그 이야기를 공감하며 생각하기도 하고 오히려 다른 의견으로 생각을 해보기도 하면서, 불안한 기억과 순간들을 잊고 잠시나마 인생 혹은 본질적인 것들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된다.
“왜 사는지 모르는 게 아니라, 왜 사는지 알기에 살기가 싫은 것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하며 의욕이 없다고 여기지만, 실은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해 살기 싫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일은 시작되고 끝이 나며 다시 시작된다.” 늘 많은 일들이 시작이 되고, 시작이 있으면 끝도 맞이하게 된다. 항상 시작은 그러하듯이 설렘과 새로움으로 인해 들뜬 기분을 주지만 마지막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서 불안하고 두렵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거나, 기존의 것들에 안일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는 이 글귀들이 가장 와 닿는다. 원하는 걸 이루지 못해 살기 싫다고 느끼는 것일 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음에 끝을 두려워하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