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인지 모르겠는 오늘
이보람 지음 / MY(흐름출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일어날 수 있기를
우산이 없어도 비를 맞을 수 있는 자신감을 갖기를"

 

문득 길을 걷다가 아무 생각 없이 의식조차 하지 못한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봤다. 그 순간,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눈이 부셔 눈을 감아 버린 순간. 어디로 가려고 했던 건지, 어떻게 걸어온 것인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마치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그저 안절부절 못하게 될 때가 있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불안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내가 갈 길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늘 이 길이 맞는지 불안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지 방향을 잃고 휘청거린다.


"어린 아이가 세상에 처음 걸음을 내딛듯, 어른의 이름으로 처음 내딛는 발걸음은 행방이 묘연해서 더욱 휘청거렸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사로운 감정들 사이에서 아이와 어른의 길목 사이에서 오늘과 내일을 보냈다. 불안하지만 소중한 오늘, 어디쯤인지 알 수 없어 애매한 오늘. 그러나 내일은 오늘보다 멋질 거라는 작은 기대."


챕터1. 당신의 하루는 소중하니까요, 챕터2. 너에게 닿기까지 필요한 시간, 챕터3. 지금 그대로도 충분해, 세 가지의 이야기는 불안하고 고민많은 우리네 감정을 부드럽게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주면서 괜찮다고, 지금도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고, 지금 그대로도 괜찮다고 다독여주며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는 것만 같다. 꼭 무언갈 해주지 않아도 작은 위로의 한마디나 진심을 담은 미소 한 번이 큰 위로와 힘을 안겨주는 것처럼 따뜻하기만 하다.
 

"한 차례 비가 내렸다. 그렇다고 다시 안 올리 있을까. 비가 내려도 걸어간다. 그렇게 걷다보면 언젠가 햇빛을 만날 수 있겠지. 그 어딘가에서."

 

세차게 비가 쏟아져도, 그 비를 맞아 독하게 감기에 걸려도 평생 감기에 아파 힘든 것만은 아닌 것처럼,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있고, 가끔은 비를 막아주는 우산을 씌어주는 손길이 있듯, 그렇게 우리는 나아가고 또 다시 걸어갈 것이다. 하루 하루를. 내일은 굳이 먼 걸음을 걷지 않아도 그저 한 걸음 더 내딛더라도, 제자리에 멈춰 있더라도, 그 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며 주변을 돌아볼 여유와 행복을 느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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