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이올렛 아워 - 우리가 언젠가 마주할 삶의 마지막 순간
케이티 로이프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죽음'은 누구나에게 있어 쉽사리 이야기되지 않으며, 누구든 인생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더 잘 살기 위해 삶을 설계하고 꿈을 꾸지, 죽음을 맞기 위해 살아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거나 이야기해 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결코 우리의 인생에서 지나칠 수 없는 것이고, 죽음의 가까이에 서 본 사람들은 더더욱 삶을 값지게 여기고는 한다. 때문에 우리가 언젠가 마주할 삶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하는 <바이올렛 아워>가 더욱 의미 있게 전해진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책이다. 내가 사랑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특히 죽음에 민감하면서도 적절히 대응한 작가와 예술가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예술과 문학, 사랑과 꿈에서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죽음을 다룬 책이다. 또한 내가 선정한 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지나칠 정도로 명확히 표현한 사람들, 남다른 상상력과 지적인 투쟁심을 가진 사람들, 평범한 우리와 달리 죽음에 맞선 순간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다. (11쪽)"
작가는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고 큰 수술을 받으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생을 찾으면서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관심은 다른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부분까지 이어졌고,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러한 연유에서 탄생한 이 책은 프로이트, 존 업다이크, 딜런 토머스, 모리스 센닥 등의 유명인들의 삶의 마지막 순간들을 추적해 가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죽음의 의미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나 마주하게 될 죽음의 순간인 바이올렛 아워. 그리고 그 순간을 의미 있게 마주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단순하지만 그것이 가장 알맞는, 그저 잘 살아가는 것뿐일 것이다. 잘 살아간다는 의미는 각자의 신념과 의미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겠지만, 그저 주어진 삶을 잘 살아가고, 만족하고, 행복하게 사는 일일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 후회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 순간에 조금 덜 후회하고 아쉬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힘껏 열심히 살아가는 것일 것이다. 이처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면, 현재의 삶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되고,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주변 사람들을 다시금 떠올리며 값지게 여기게 되는 것처럼, 어쩌면 죽음이라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또 그만큼 많은 것들을 일깨워주는지도 모르겠다. 삶에 지치고, 의미를 잃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은 의미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