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6월

“고민일랑 훌훌 날려버리고 인생은 그냥, 즐겁게 사는 거야.”라는 책의 소개 문구에서처럼,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 괜한 고민과 걱정, 후회들로 지나가는 시간들을 아깝게 낭비하지 말고 그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즐겁게 살기를 꿈꾼다. 이는 비단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바라는 바일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늘 뜻대로 되지 않고 그렇기에 더욱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아쉬운 건지도 모르겠다.

일본의 유명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인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에서는 이누야마 집안의 세 자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너무나도 다른 성격을 지닌 세 자매의 이야기는 여자들이라면 조금씩 공감을 느낄만한 이야기들이라 지난 기억과 현재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첫째인 아사코는 남편의 폭력성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행하여진 것이라 생각하며 폭력성에 적응한 채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견뎌내고 있고, 둘째인 하루코는 유학을 다녀오고 MBA를 딴 뒤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 직장 생활을 하며 남자친구인 구마키와 동거를 하며 사랑을 위해 살고 있으며, 셋째인 이쿠코는 남자들과 쉽게 잠자리를 가지며 자유분방하게 살아간다.

세 여성의 캐릭터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호기심 있게 다가 온 것이 바로 셋째인 이쿠코였다. 그녀는 특히, 그날의 일들을 일기로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단순히 하루의 일과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심오하면서도 철학적인 느낌들을 빼곡하게 기록해 나갔다. 그러면서도 관계에 대해서는 유독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히려 그것이 더욱 ‘사랑’을 갈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때 ‘2번가 집’에서 모여 살던 이들은 어느덧 부모님의 이혼과 더불어 자신의 살던 집이 재개발 지역이 되었고, 모두들 흩어져 살아가게 된다. 그러면서도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보듬어 살아가는 모습이, 가족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위안과 치유의 역할을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각자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세 사람 모두 각자 다른 형태의 불안과 이상을 가지며 살아가는데,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그때를 모르니 전전긍긍하지 말고 마음껏 즐겁게 살자.”라는 이누야마 집안의 가훈을 제각각 다른 형태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세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온전한 ‘나’의 모습으로, ‘나를 위해’ 살아갈 때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타인을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 살아갈 수 있을 때 누구나가 진정한 행복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리라. 이들 세 자매의 이야기를 보면서, 조금 더 ‘나’를 위해, ‘즐거움’을 위해 고민하지 말고 나아갈 수 있기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