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처드.삶의 균열
대니 앳킨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살림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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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 첫 번째 인생이 끝났다. 그리고 열 시간 뒤,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됐다." 대니 앳킨스의 데뷔작인 <프랙처드 삶의 균열>이라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열여덟 살의 레이철은 대학 입학을 위해 고향을 떠나기 전에 어려서부터 친했던 친구들과의 송별회를 계기로 모였다. 그 모임에는 레이철과 그녀의 남자친구인 매트, 그리고 레이철과 세 살때부터 소꿉친구로 친한 지미, 사라, 트레버, 필, 캐시였다. 이들은 레스토랑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아쉬운 시간들을 이야기하며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그날 이상하리만치 레이철은 소꿉친구일 뿐이던 지미가 달라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두근거리기 일쑤고 자꾸만 그를 살피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레스토랑 창으로 돌진한 차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그 사건으로 레이철은 한쪽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고, 지미는 레이철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고 만다. 이 사건으로 레이철은 아버지와 함께 이사까지 가고 잠적해버린 뒤, 5년만에 사라의 결혼식 때문에 상처로 가득한 고향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미의 무덤 옆에서 쓰러졌다가 예기치 못한 인생이 시작된다.

 

그녀의 첫 번째 인생이 끝나고 다시금 깨어난 순간 전혀 다른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죽었었던 친구 지미가 살아있고, 암으로 아팠던 아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을 맞이하고, 그 사건으로 헤어졌었던 매트와는 약혼까지 한, 그야말로 그 사건만 아니었다면 자신이 살고 있었을 꿈만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인생이 그녀는 도무지 믿기지도 않고 받아들여지지도 않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언급하는 고통뿐이었던 삶에 대해 그녀가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라고 여기거나 기억상실증이라고 치부했지만, 그녀의 기억은 생생하기만 했다.

 

 

이 이야기들은 삶의 균열이라는 부분을 통해 그녀의 삶에 균열이 나면서 하나 둘씩 보여지는 사건들이 그녀의 현 상태에 대해 암시하고 있는데, 마지막 장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러한 암시했던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녀의 두 번째 인생은 어쩌면 레이철 그녀가 원했던 그녀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이 모든 이야기는 마지막 장면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그녀의 삶은 계속 될 것이다.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말이다. 삶과 목숨의 소중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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