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있어요, 지금도 - 소설처럼 살아야만 멋진 인생인가요
서영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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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소설과 같은 인생을 꿈꿀 때가 있다. 왜 내 인생은 이렇게나 드라마틱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을까. 그렇게 축 가라앉게 되는 날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듯, 꼭 소설처럼 살아야 인생은 아니다. 지금도 잘하고 있다고, 토닥토닥 어루만져주는 듯한 따뜻한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만큼 소설 속 여자들만의 공간인 티아 하우스의 이야기는 오후의 비치는 햇살만큼이나 따뜻하고 나른하게 느껴진다. 마치 티아 하우스가 실제 존재하는 공간인 것처럼 설명하는 모습이 그대로 눈앞에 그려지고, 티아 할머니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위로를 받게 된다. “이 책은 제가 만난 티아 할머니와, 그 주변 여자들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티아 할머니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는 진짜 삶, 그 자체입니다. 티아 할머니와 여자들의 브릿지 타임을 통해,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 사이에 필요한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요란하지 않아도 누구나 듣고 싶어 할 위안 한 조각도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주인공 ‘서울’이 친구와 함께 방문한 티아 하우스에서 여자들만의 브릿지 타임을 사진으로 찍어 남겨달라고 부탁 받으면서 소개해주는 그녀의 기록과 같다. 그 브릿지 타임은 각 주제별로 나누어 그 주제에 어울리는 한 여자에 대한 기록들과 함께 담아내고 있다. 길을 발견하는 도보 여행자 이로, 자리를 만드는 건축가 미성, 맛을 어우러지게 하는 요리사 지안, 인생을 편집하는 편집자 수효, 소설 같은 인생을 만드는 블로거 재향 등 다양한 삶을 이야기해 나가는 아름다운 그녀들의 삶과 그녀들의 중심에 있는 멋진 티아 할머니의 기록들까지, 여자들을 위한 감성을 그대로 전해준다.

 

“나는 내 길에서 매 순간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여행자가 되고 싶어요. 아주 소박한 여행자.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진심을 발견하고 느끼고 싶어요.” “과정이 중요한 사람도 있고, 결과에 짜릿한 사람도 있고,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한 사람도 있죠. 하지만 내 마음의 자리가 그곳에 없으면 그건 가짜예요. 무리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시선, 세상의 평가가 중요해지면 진짜 나는 점점 빛을 잃어가는 거예요. 곳곳에 내 자리를 많이 만들어놓으세요.” 그녀들이 전해주는 문구들은 모두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누군가에게 위로 받지 못하고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불안해지는 마음을 달래주는 말들이다. 그래서 인생의 다음 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전해준다. 티아 할머니의 기록 중에서는 “자신의 생을 굳건히 살아내는 모든 것들은 모두 꽃이다. 모두 기특하다. 피고 지는 모든 것들은 맨 처음 지구에 발을 딛고 뿌리 내렸던 역사를 가졌다. 제자리를 찾아내고 그 자리에서 기어코 뿌리를 박고 제 에너지를 모으고 펼쳐내는 것이 아프지 않았을 리 없다. 그 성장통이 있었기에 피고 지는 모든 생명이 이렇게 애틋하다. 짠하다.” 이 문구가 가장 와 닿았다. 누구나 자신의 자리를 갖고, 거기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또 지기도 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꽃과 같았다.

 

“어쩌면 오늘보다 더 눈부신 젊음은 없을 것이다. 오늘보다 더 가슴 뛰는 사랑도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보다 내일이, 인생이라 부를 수 있는 나의 다음 단계가 가짜가 아니기를 바라본다. 이렇게 햇살 좋은 오후에 티아 할머니는 여전히 여자들을 기다린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는 나에게는 오지 않을 생의 비밀. 오랜만에 거울을 보고, 잘 다려진 옷을 입고, 신경 써서 고른 구두를 신는다. 오늘, 나는 초대받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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