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까칠하고 고집스럽고 단호한 성격의 59세 남자, 오베. 모두들 그를 고집불통의 까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정해진 원칙을 정확하게 지키고, 반드시 정해진 규칙은 어떠한 예외도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었다. '사브' 자동차를 모는 오베는 미제 자동차를 모는 사람을 상종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응당 어른이라면 자기자신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하며, 모든 일을 스스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기준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머저리일 뿐이었다. 요즘 사람들은 모든 스스로 하는 법이 없고 행동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단호한 오베에게도 운명적인 그녀, 소냐가 있었다. 그는 그녀를 만나 세상의 빛을 느꼈고, 그녀로 인해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그녀를 먼저 병으로 보내고, 오베는 결국 그녀를 만나기 위해 자살을 결심한다. 이 부분에서도 오베의 성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오베는 그녀가 죽은 뒤 6개월이 흐르고나서야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그 이유가 자신이 오래도록 근무한 회사에 대한 자신의 할일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죽고 6개월이 지난 뒤 회사에서의 권고사직으로 물러나면서 더이상 그에겐 해야 할 일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베는 누구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고, 그 일들을 기꺼이 해내야 한다고 여겼다. 책임감이 강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며 지켜야 할 원칙을 따르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내는 사람, 그게 바로 오베였다.

소냐는 오베가 '세상에서 가장 융통성 없는 남자'라며 웃곤 했다. 오베는 그걸 모욕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는 세상사에는 질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복되는 일상이 있어야 했고 그 일상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야 했다. 그는 그게 어떻게 못된 성질머리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352쪽

결국 그의 자살시도는 갑작스럽게 이사 온 이웃집의 임신한 파르바네와 패트릭(딸 두 명 포함)가족으로 인해 어긋나기 시작한다. 갖은 방법들을 동원해 자살을 하려고 할 때마다 파르바네의 방해로 인해 성공하지 못한다. 아마 어느 순간 파르바네는 오베의 계획을 알고 더욱 더 그의 인생으로 뛰어들었던 것 같다. 그들 가족뿐만 아니라 고양이, 이웃집의 지미, 앙숙이었던 루네, 아니타, 기자인 레나, 소냐의 제자였던 아드리안, 아드리안의 친구인 미르사드 등 많은 사람들과 함께 원하지 않았지만 삶을 살아가게 되고 그는 점점 자살을 할 수 없게 된다.
이야기를 읽으며 괴팍스러워 보이지만 정의를 위해 싸우는 오베의 단호함과 행동력이 존경스러웠다. 이웃집으로 들어온 파르바네 가족의 따뜻한 마음까지 더해져 감동적이었다. 결국 죽음과 삶은 한 끗 차이이지만, 그것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에도 지극히 차이가 없음을 느꼈다. 삶이란, 그래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더욱 가치 있고 아름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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