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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빼빼로가 두려워
박생강 지음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는 표지에서부터 제목까지, 독특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런 호기심이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더욱이 제목은 그렇다해도 어째서 표지의
그림이 상반신과 하반신이 나뉘어진 것인가, 궁금했었는데 내용을 다 읽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시작은 빼빼로였지만, 마지막은 꽤나 심오하게 마무리 된 책이었다.
처음 시작은 빼빼로를 혐오하는 '빼빼로포비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심리상담가 민형기, 그리고 그를 찾아온 한나리, 그녀의 상담 내용이 바로 자신의
남자친구가 '빼빼로포비아'라는 것이었다. 처음 이 부분을 읽고는 꽤나 호기심이 일고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결국 김만철 군의 소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독특하고 다소 황당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김만철군의 '빼빼로포비아'라는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알고 보면 모두 자신의 주변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그의 앞에
현실로 들아닥친다. 일단은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스윗스틱 카페의 사장
자체부터 황당하다. 자신이 외계에서 온 실리칸이라고 밝히면서 김만철군은 돌이킬 수
없는 사건들에 속하게 된다. 점점 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비현실적인 일들이 연이어
등장하게 된다. 과연 이것이 현실인지, 아닌지 조차 모호할 정도로 비현실적이다.
독특한 발상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이 넘쳐나는 이야기였다.
"비극적 결과를 소설로 쓸 경우 반대편에 위치한 긍정적 결과를 반드시 염두에 두라고요.
소설가의 머릿속엔 저울이 있어야 한대요. 그리고 그 저울은 인간에게 이렇게 속삭이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삶은 비극적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미리 포기할 만큼 암울한 건
아니다.(178쪽)"과 같은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희망을 이야기하고, 우리네 사람들을
빼빼로 피플들로 비유하며 모두가 개성을 추구하는 양 행동하지만, 실은 같은 박스 안에서
같은 모습이 아닌 사람들은 옳지 않은 사람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며,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도 함께할 수 있게 한다.
재미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다소 엉뚱한 내용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다양한 생각들이
어우러진 유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