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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나이프 ㅣ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늘 가방 안에 잭 나이프를 가지고 다니는 그녀, 엘리자베스.
그녀는 늘 사무실로 출근해 다른 직원들과 소통하지 않은 채 홀로 점심식사를 해결하거나
식사를 거르며 열심히 일하기만 한다. 그리고 여섯시 반이 되기 전에 퇴근을 한다.
그렇게 반복적이고도 무미건조한 그녀의 일상에 한 가지 변화가 찾아온다.
어느 날 늘 가지고 다니던 잭 나이프에 낯선 사람의 피가 묻어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도통 자신이 누군가를 찔렀는지 기억하지 못해서 끙끙 앓던 그녀는 조금씩 그 날의 기억을
되짚어 가면서 하나 둘씩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이 낯선 남자의 허리를 찌른 기억이다.
그리고 그 남자를 찾아야만 한다는 것. 그것을 분명하게 깨달은 그녀는 그를 찾기 위해
하나 둘씩 인생의 변화를 시작해 간다. 그런 변화 속에서 만나게 된 남자.
그녀는 그 남자와 함께 삶을 이어가며 조금씩 그에게 적응되어 가고 그의 삶에 맞춰진다.
자신이 왜 그 남자를 찾았었는지의 목적을 잊은 채 말이다.
그러던 그녀가,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 그가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그가 자신을 만나는 이유가
그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 묘한 이야기는 짧은 문장과 짧은 글로 표현되어져 더욱더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만든다.
비이성적이게 보이는 이 모습들은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대변한다.
옮긴이의 말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그녀가 그 낯선 남자를 찌른 행동은 결국에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에서 기인하고 있듯이 외로움이 즐비하는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가 그녀와 같은 감정을 갖고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짧지만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그녀의 작품은, 이 한 작품만으로도 다른 작품들에 기대감을 부여한다.
"그녀의 소설들은 사랑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그저 사랑을 할 뿐이다.
소설에서는 행위가 말들을 제치고,
육체의 폭발에 의해 심장이 산헐적으로 멈추기도 한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