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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소녀
미셸 뷔시 지음, 임명주 옮김 / 달콤한책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1980년 12월 23일 오전 0시 33분, 이스탄불발 파리행 에어버스 5403편의 사고가 발생한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그 깊은 밤, 비행기에 탄 승객들은 제각기 목적이 있어서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을 것이다. 승무원인 이젤 역시 사흘간의 파리에서의 휴가에 이미
마음은 파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 그들의 설레는 마음을 짓뭉개듯이 모든 것이 불타버렸다.
그리고 그 비행기 사고에서 유일하게 한 여자 아기가 살아남는다.
하지만 이 비행기 사건은 또 다른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살아남은 이 아기가 과연 누구의 아기인가 하는 물음이다.
카르빌 가문과 비트랄 가문, 두 가문이 서로 자신의 가문의 아기라고
주장하는 통에 결국 재판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아기는 누구의 아기일까.
이것이 이 이야기의 전반적인 물음이자, 이야기가 흘러가는 방향의 중심적인 대목이다.
자신의 아기라고 우기는 두 가문의 사람들도, 진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립탐정 그랑둑도,
이 사건 속의 주인공인 릴리 역시도, 모든 이야기가 바로 누구의 아기일까 라는 방향에서 시작된다.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의 진실공방,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겪어야 했을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 그 모든 것들이 그랑둑의 18년 후인 1998년 9월 29일 밤 11시 40분
그랑둑이 "이제 모든 것이 밝혀졌다" 라고 쓰는 글귀에서 시작된다.
그가 쓴 이 일기장에 담긴 18년 동안의 기록, 그리고 담긴 진실들과 이것을 남기고 자살을
시도한 그의 모든 것들이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며 독자들 역시 사건속으로 불러들인다.
모든 사람들이 그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 그럴수록 놀라운 이야기와 마주하게 된다.
유일한 생존자이면서도, 결코 생존자로서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을 릴리의 사고 후 18년 간의
삶과 두 가문, 그랑둑 모두의 아픔이 이야기를 읽어가는 내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추리소설로써의 가독력과 기대감, 재미가 모두 섞여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감성까지
담아내고 있어서 마지막 기록을 함께하고 난 뒤에는 누구나 그 아픔에 물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