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아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 ㅣ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장 자끄 상뻬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

유명한 그림책인데도 불구하고, 이번에야 접해볼 수 있었다.

간결하고 귀여워보이는 그림체가 여백에 그려진 모습이 독특하고 매력적이었다.

더욱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빨간 얼굴이 더욱 부각되어 보였다.

주인공 마르슬랭은 어려서부터 유독 얼굴이 많이 빨개져 주변 친구들이 없이 홀로 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늘 재채기를 하는 르네를 만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가 되었다.

늘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와 늘 재채기를 하는 아이의 우정을 담고 있는 이야기는

짧지만, 굉장히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어린 나이에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창피하고 감추고 싶은 것이 되곤 한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거리가 되고, 주목받게 되는 것이 싫어 점점 더 숨어들어간다.

하지만 마르슬랭과 르네는 달랐다.

둘은 서로의 다른 점을 받아들였고, 자기 자신의 다른 모습도 자신 있게 내보였다.

그런 두 아이의 모습이 굉장히 사랑스러웠다.

그러던 중 르네의 이사로 떨어지게 된 두 친구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우연찮게 다시 만나게 된다.

그 감동과 감격스러움은 두 사람을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함께 뛰어놀고, 이야기하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어린아이와 어른의 모습은 다르다.

어른은 바빴고, 해야할 일이 많았고, 여러 사적인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주 만났고, 이야기했고, 전과 다름없느 가깝게 지냈다.

그렇게 함께 마주 앉아 자식들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빛났다.

굉장히 간략하고 가벼운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에게도 잃고 있는 순수함과 동심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아기자기하고 웃음이 절로 나는 예쁜 책이었다.

"사실, 삶이란 대개는 그런 식으로 지나가는 법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우연히 한 친구를 만나고,

매우 기뻐하며, 몇 가지 계획들도 세운다. 그러고는 다신 만나지 못한다.

왜냐하면 시간이 없기 때문이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며,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이다.

혹은 다른 수많은 이유들로. 그러나 마르슬랭과 르네는 다시 만났다."

"마르슬랭은 어디든 도착하면, 곧바로 르네가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마찬가지로 르네 라토도 항상 마르슬랭 까이유를 찾았다.

… 또 여전히 짓궂은 장난도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있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