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꿈같은 삶을 산 남자, 꿈을 선물 받은 여자.

오만하리만큼 잘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

괴팍하리만큼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닌 엉뚱하고 순진한 여자, 루이자 클라크.

두 사람의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미 비포 유.

죽음 앞에서 사랑이 물었다. “내 곁에서 그냥, 살아주면 안 되나요?”

 

 

5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하고 묵직한 책의 무게만큼이나, 무겁게 가슴을 누르는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 미 비포 유. 사실 로맨스 작품을 그다지 애정하지도, 자주 접하지도 않았지만 책 소개를 읽고 이상하리만치 이 작품이 끌렸다.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남자와 그를 병간호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 평범하면서도 엉뚱하고 귀여운 여자의 이야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자칫 이전에도 많이 접했던 빤히 보이는 내용이 아닐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처음 첫 페이지를 넘김과 동시에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 만큼 책의 흡입력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고, 결국 그것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내 마음을 쏙 빼앗아버렸다는 말과 같았다.

 

작은 마을에서 카페에서 일하던 루이자는 하루아침에 카페 문을 닫는다는 사장의 통보를 받고 실업자에 놓이게 된다. 그러던 그녀에게 우연찮게 찾아온 직접은 해보지도, 그렇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은 간병인 일이었다. 그것도 노인네가 아닌 젊디젊은 남자의 간병인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티격태격, 오래도록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루이자의 매력이 듬뿍 느껴졌고, 그런 그녀의 매력에 윌 역시 반하고 만다. 하지만 그는 말 그대로 사지마비환자였다. 것도 아주 심각한. 그러니 그에게 그녀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존재나 다름없었다. 쓰다듬어 주고 싶어도, 안아주고 싶어도, 어느 것 하나 스스로 할 수 없었다. 아마 그것이 그에게는 계속해서 좌절하게 만드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어느 것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깨달아야 했을 테니 말이다. 글 속에서 윌이 말하고 있듯이, 늘 사람들은 윌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애쓴다. 그리고 그 모든 노력들을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만들어 그 속에 윌을 끼워 맞춘다. 윌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당연히 그가 좋아할 것이라는 듯 말이다. 그러한 모든 것들에서 윌은 점점 더 마음의 문을 닫게 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게 된다. 늘 활동적인 스포츠를 좋아하고 여행 다니기를 좋아하던 열정적인 윌에게, 아무 것도 스스로 해내지 못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6개월이라는 마지막 시간을 남겨 둔 채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려고 한다. 그런 그의 선택을 당연히 가족들은 이해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 그의 선택을 되돌리기 위해 긍정적인 루이자를 들이게 된 것이다. 과연 그녀의 노력과 진실한 사랑 앞에서, 윌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두 사람의 사랑을 읽어 내려가면서 때론 숨죽이고, 때로는 웃음을 터트리고, 때로는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슬퍼졌다. 그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 두 사람의 대화 하나까지도, 움직임 하나까지도 소중해 보였다. 과연 내가 윌이라면, 혹은 루이자라면,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 하는 고민을 되새기며 그들의 이야기에 절로 감정이입이 되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 세세하게 밝힐 수 없어 아쉽지만, 아무쪼록 요 근래 접했던 로맨스 작품 중에서는 단연 최고였고, 누군가에게 추천한다면 바로 이 작품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만큼,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오래도록 그 여운이 내게 머물렀고,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는다. 단순하게 사랑만이 아닌, 인생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미 비포 유>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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