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의 인생을 만들다
요시모토 바나나, 윌리엄 레이넨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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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사람이 단 한명만 있어도 주위 사람들은 눈을 뜬다’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말처럼,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들이 참으로 중요하다. 사람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은 놀랍고도 신비하다. 그만큼 주변 사람들에게서 영향력을 받는 것이란 쉬울 수밖에 없다. 특히나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말이다. 그들의 이야기와 행동, 가치관, 나아가서는 에너지까지도 영향을 받게 된다. 심할 정도로 우울한 사람과 함께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가라앉고 축 처지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긍정적인 사람을 참으로 좋아한다.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들에게서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에너지가 있다. 함께 있으면 절로 그 에너지에 활기가 넘칠 것만 같은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힘든 일이 닥쳐도 자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그것들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 설사 더욱 힘들어지더라도 주저앉거나 포기하는 법이 없다. 오히려 그 상태로 만족하고 다행이라 여기며 감사할 줄 알고, 행복해 한다. 그런 사람이 주위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분명 그런 진실 되고 긍정적인 에너지에 취해 생기가 넘칠 것이다. 요시모토 바나나에게 윌리엄이라는 존재가 그러했다. ‘윌리엄의 모습을 보노라면 나의 고민이나 사소한 집착은 저 멀리 달아난다. 그래, 열심히 살자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다. 윌리엄에게서 뿜어 나오는 긍정적이고도 야성적인 빛을 대할 때면 그저 참 좋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고 표현한 것처럼, 한 사람의 진실 되고 긍정적인 빛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깨달음을 준다.

 

<인생을 만들다>라는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와 윌리엄이 주고받은 편지를 담아내고 있는데, 바로 이 글 안에서 두 사람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빛, 진실 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다. 굉장히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반려동물, 입양, 자연, 성공 등 여러 이야기들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있는 편지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용기와 힘을 얻게 한다. 이들이 주고받은 많은 글귀 중에서 유독 가장 크게 다가온 부분이 있다. 바로 자신의 진정성을 찾는 일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걱정하며 마음을 졸인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함께 아파해 주는 일을 친절 혹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지키는 예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진정한 배려’와 ‘감정이입’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픈 사람이나 힘든 일을 겪어 아파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격려와 위로의 말은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의 인생에서 겪는 경험은 스스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진실이다. 하지만 이제껏 그러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객관성을 잃고 타인의 인생이나 시간에 감정이입해 아까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을 변화시키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진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돌보고 신경 쓰며,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조금 더 내 자신과 내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여유가 생겼고,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부분을 되새길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는 이야기도 아니고, 잘못되었다고 나무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놓치고 있는 인생의 작은 부분을 일깨워주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진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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