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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 태양과 청춘의 찬가
김영래 엮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알베르 카뮈,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엮은 <알베르 카뮈-태양과 청춘의 찬가>는, 그야말로 알베르 카뮈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냈다. 이 책을 엮은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영래는 무엇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카뮈와 악수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와 악수를 나눈 뒤 그의 작품을 읽고 싶다는 참을 수 없는 욕구를 느끼게 하는 데 목적이 있노라고. 그 목적은 적어도 내게는 통한 모양이다. 사실 알베르 카뮈의 작품들 중 읽은 것이라고는 가장 유명한 ‘이방인’ 뿐이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의 모든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으니 말이다. 유독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은 호불호를 막론하고 무조건 좋아하는 작가라는 명분으로 모든 작품을 다 읽고 소장하는 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가 몇 안 된다는 것이 아쉬울 뿐. 그런데 알베르 카뮈가 그 좋아하는 작가에 속하기 시작했다. ‘이방인’의 작품을 읽었을 때에도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고, 좋았었다. 하지만 오래 전 기억이라 잠시 잊고 있었던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 대한 기억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오늘부터 ‘이방인’을 다시 읽고, 하나씩 그의 작품들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일단 1부에서는 ‘열 개의 거울에 비춰본 카뮈’라는 주제로 한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열 개의 단어’에 대해 대답한 것들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세계, 고통, 대지, 어머니, 사람들, 사막, 명예, 비참, 여름, 바다이다. 각 주제별로 알베르 카뮈의 글들을 보기 좋게 정리해 놓고 있어 그의 생각과 신념, 당시의 상황들을 유추해가며 읽기에 좋았다. 그의 작품 속 글귀나 그가 남긴 메모들 중 중요한 문장들을 주제에 맞게 나누어 놓았다. 모든 글들이 신선하고 충격적이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좋았다.
이방인. 내게 모든 것이 낯설다는 것을 고백할 것.
모든 것이 분명해진 지금, 기다릴 것, 그리고 아무것도 가감하지 말 것. 적어도 침묵과 창조를 완전하게 하는 방식으로 일할 것. 그 밖의 것은 모두, 그 밖의 것은 모두, 어떤 일이 생기건 상관없다. (1940년) -19쪽
내일은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내일이 되면. 갑자기 그는 내일도 같을 것이고 모레도, 또한 다른 날들도 모두 같으리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어쩔 수 없는 발견으로 그의 가슴은 녹아내린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그러한 생각들이다. 그런 생각들을 견디지 못해 사람들은 자살을 한다ㅡ또는 젊은 사람들이라면 글을 쓴다. (「아이러니」) -38쪽
다음으로 2부에서는 ‘카뮈를 읽다’라는 주제로 그의 대표작인 <이방인>과 <페스트>의 중요한 부분들을 나누어 수록했다. 알베르 카뮈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두 작품이다. 다음 3부에서는 ‘카뮈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노벨상 수상식에서의 카뮈의 강연이나, 주고받은 편지와 인터뷰 등의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알차게 배치되어 있다. 특히나 그의 생애를 따라가며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좋았다. 알베르 카뮈의 다소 어려운 작품들을 천천히 그의 메모와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함께 접하니 더욱 이해가 잘 되고, 신선했다. 앞서 1부에 자주 등장하는 카뮈의 작가수첩 메모들은 카뮈가 창작의 도구로 많이 활용한 것들이라 한다. 이곳에 기록한 메모들은 그의 작품의 주요 대목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그래서 인지 나는 작가수첩 속의 글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다. 그의 적나라함을 보는 것만 같았다. 알베르 카뮈, 그의 작품을 좀 더 찾아 본 뒤에, 한 번 더 자세하게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