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빅 피처》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더글라스 케네디. 그밖에도 《위험한 관계》,《모멘트》,《파리5구의 여인》,《행복의 추구》,《템테이션》등의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작품을 단 한 차례도 읽어보지 못했다. 최근 《파리5구의 여인》이라는 작품은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어,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미리 엿보기를 통해 만나보았는데 꽤나 재미있을 것 같아 책으로도 만나보고 싶었다.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지 않은 내가 이 책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겪게 되는 위기와 불행 등을 어떻게 치유하고 극복해 나가는지에 대해, 즉 본질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위기와 불행을 함께 동반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에 끌렸기 때문이다. 책 표지에도 ‘위기의 생에 바치는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 끊임없이 밀어닥치는 위기와 불행,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특히나 마지막 문구,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는 문구가 확 이끌렸다. 늘 나만 불행한 것 같고, 온갖 고통과 시름은 혼자 짊어지고 가는 것 같이 힘들고 지치고 고통스러우면서도, 언제나 삶은 이어지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김없이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에게 극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인지라 더욱 그랬다.

 

제인 하워드. 그녀가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온갖 시련의 주인공이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려서 그녀의 말 한마디로 인해 부모는 이혼하게 된다. 과연 집을 나간 아버지가 정말 그녀의 말에 결심을 하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쪼록 그렇게 어머니와 둘이 살게 된다. 꽤나 시시콜콜 제인의 사생활을 알고 싶어 하는 어머니. 그리고 하버드대학을 진학하면서 헤어지게 된 남자친구와의 상실감을 대학교수와의 불륜으로 이어나가는 제인. 그리고 그 대학교수의 죽음. 그리고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학교 취직자리를 포기하고 펀드회사에 취업하게 된다. 그리고 겪게 되는 수많은 시련들. 사실 내가 그의 전 작품들을 읽지 못해 그렇게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그 시련들에는 억지스러움과 불편함도 엿보였다. 이렇게까지나 싶을 정도? 우연찮게 접하게 된 실종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는 것 역시 사실 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그의 작품의 흡입력은 인정할 만하다. 그의 책을 읽기 전에 흡입력이 좋다고 느꼈던 작가가 기욤 뮈소였다. 굉장히 사람을 빨려들게 만들어 앉은 자리에서 무조건 다 읽게 만들었던 유일무이한 작가였다. 이 작가 역시 흡입력이 좋아 시작한 자리에서 끝을 보게 만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소 실망감이 들기는 했다. 더욱이 처음 접한 작품인데다 많은 기대감을 가졌던 작가라 조금 더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전해주는 적나라하고 불편한 사실들은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똑바로 마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 역시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자 우리가 겪어야 할 인생이라고 하는 듯하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더 찾아 봐야겠다.

 

“작가는 우리에게 ‘세상을 떠나야’ 될 것 같은 힘겨운 상황을 겪는 것이 모든 인간이 맞닥뜨리는 삶의 조건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 그 터널을 비척비척 지나가는 것이 삶이라고 ‘세상을 떠나며’로 위로해주는 것 같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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