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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떠나보내기
이승욱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의 삶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데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중 가장 만만찮은 상대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도 동의하리라 믿는다. 그 이유는 사실 자신을 통제하기가 가장 어렵기 때문이며, 또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제하기 어려운 자신을 속이기도 어렵다면,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겸손해져야 한다. 더 이상 교활해지지 말고, 자신에게 있는 그대로 솔직해져야 한다. -271쪽 맺음말 중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 상처가 크건 작건 누구나 상처를 경험한다. 그 상처를 떠안고 사느냐, 떠나보내고 사느냐에 달려 있다. 평생을 가도 상처를 짊어진 채 고통에 짓눌려 힘겨운 삶을 사는 사람도 있고, 이 책 속의 주인공들처럼 상처를 떠나보내며 새로운 삶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상처를 떠나보내지 못한 채 사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를 떠나보내고 사는 사람들 보다는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이 더 많다. 어쩌면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 일지도 모른다.
남편으로 인해 우울한 채영 씨, 느닷없는 사고로 절망에 빠진 은철 씨, 관계에 대한 집착으로 언제나 목마른 제니스, 주변사람들에 대한 분노에 휩싸여 괴로워하는 미영 씨, 자신의 무능력을 깨닫고 낙담한 어느 성직자까지. 이 책에는 깊은 우울, 극심한 좌절, 사랑에 대한 집착, 타인을 향한 분노, 자신의 무가치함으로 인한 주눅 듦을 경험한 다섯 사람이 등장한다. 절망에 놓인 그들은 저자와 함께 새로운 인생으로 나아가기 위해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내딛어 간다.
저자가 말하듯 깊은 우울, 극심한 좌절, 사랑에 대한 집착, 타인을 향한 분노, 자신의 무가치함으로 인한 주눅 듦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시시때때로 사람을 나락으로 몰아넣는 힘든 상처들에 직면하고는 했던 것이다. 어쩌면 그런 소소하거나 큰 상처들은 여전히 나를 짓누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듯 한번은 만나야 할 내 안의 나를 마주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 상처들을 떠나보내고 자신을 찾음으로써 전반적인 인생이 뒤바뀔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다섯 사람인 타인의 상처 떠나보내기를 함께하는 것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의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다. 세상살이가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가장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 스스로를 통제하는 건 참으로 어렵다. 아주 훌륭하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그래서 나 역시 더 이상 교활해지지 말고, 자존심 내세우지 않고 내 자신에게 가장 겸손하고 솔직해지려고 한다. 그것이 어쩌면 내 안의 상처를 떠나보낼 수 있는 첫 걸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