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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논평전 - Lennon Legend
신현준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그가 창조하고 연주한 음악은 다기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것과 부단히 접속하고 있는 것이다. 존 레논의 삶에서 추출할 수 있는 대화와 소통의 소재들은, 상업적 스타덤으로부터 아방가르드 예술, 혁명적 좌파 정치를 거쳐 페미니즘적 일상생활까지 폭넓게 분포하고 있다. …즉 특유의 자기고백적 메시지를 강렬한 비음으로 노래한 존 레논의 음악의 가치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그의 노래에 대해 복수의 감정과 경쟁적 해석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있는 것이다. -17쪽
요코와 내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청년들, 특히 미국의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냉담함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으며 모든 게 다 끝나 버렸다고 생각하여 각성제와 헤로인에 젖어서 자멸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과제는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으며 아직 할 일이 많다고 그들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263쪽
비틀즈, 이미 이름만으로도 그 존재 가치를 지닌 그들은 어렸을 적 내게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사실 순전히 내가 그들을 아름답게 기억했던 것은 그들에 대한 존재 보다 그들의 음악이었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마음에 와 닿는 멜로디라 늘 흥얼거리던 기억이 난다. 특히 존 레논에 대해 관심이 갔고, 요코라는 여인과의 기묘한 만남 덕분에 더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다. 막연하게 존 레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에서 비롯된 궁금증에 덥썩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 시작은 1980년 12월 8일, 존 레논이 총에 맞은 당시의 시대로 시작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행복한 하루가 시작됐고, 옆엔 요코가 함께였다. 갑작스럽게 그렇게 총에 맞아 죽으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어 그의 유년기 시절의 슬픔과 아픔, 음악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비틀즈의 멤버이자 그의 파트너 매카트니와의 만남과 링고 스타, 해리슨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시간의 흐름대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인지, 꼭 그의 인생을 함께 걸어온 것 같다.
존 레논은 유난히 아픔이 많은 사람인 듯 하다. 부모님의 이혼, 학교의 공부에 대한 거부감, 이모의 손에 키워지면서 부모에 대한 그리움 등 어려서부터 이미 그에겐 많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러던 중 엄마와의 관계가 좋아지기 시작하자마자 갑작스럽게 맞이한 엄마의 죽음까지. 어린 나이에 그는 견디기 힘든 많은 슬픔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 인지 그는 비틀즈의 멤버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때에도 늘 가슴 속에는 어둠을 간직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늘 그의 속에서는 울음을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런 그의 아픔이 음악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그의 음악이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진실된 감정이 그대로 녹아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것만큼 진실 되며 와 닿는 음악이 어디 있을까. 그는 그렇게 가슴으로 음악을 한 것이다. 그 마음 속 모든 것을 음악으로 표현해 냈다. 어쩌면 그에게 음악은 그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그의 또 다른 영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존 레논을 순전히 천재 음악가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전쟁반대, 인종차별 및 평화운동에 상당히 주력한 인물이다. 올바르지 않은 것을 올바로 하기 위해 자신을 버려가며 희생한 것이다. 더욱이 요코와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그것이 좋은 방향인지, 나쁜 방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그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동시에 평화운동에 힘쓸 동반자가 생긴 것이었다. 더더욱 그가 존경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는 평화를 사랑한 사람이다. 그는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가 사망한 지 30주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음악은 우리네 가슴 속에 살아 숨 쉬고, 여전히 인기를 받고 있다. 그것만큼 놀라운 일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오래도록 사랑 받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존 레논이 남긴 우수한 음악들뿐만 아니라 부르짖었던 사랑과 평화에 대한 그의 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었다. 존 레논만큼 아름다운 사람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