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7일

24시간 7일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25
짐 브라운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0년 9월

  리얼리티. 우리가 그 속에 빠져들고 공감을 하며, 열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리얼리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정해진 틀에서 꾸며진 각본대로 놀아나는 것 보다 실제 이루어지는 실제상황에 더 반응하고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최근 TV프로그램 역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조금씩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함께 해나간다는 취지에서 더욱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 <24시간 7일>역시 그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최후의 생존자에게는 평생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니, 누구나 솔깃할 만한 제안이다. 다양한 경쟁자를 뚫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사람들은 첫 날 갑작스럽게 바이러스를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스텝들에 의해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더불어 자신들 또한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사실 역시.  

  하지만, 생방송은 어김없이 시작된다. 그렇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컨트롤’이라고 하는 자의 목소리에 따라 개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시청자들의 투표로 인해 탈락을 하게 된다. 그 탈락된 자는 바이러스에 인한 백신을  투여 받지 못하게 되며, 결국 탈락은 죽음이 된다. 실제상황으로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누군갈 죽이기 위한 투표가 행해진다는 것이 더 없이 끔찍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들 누구나 에게도 해당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출연자 중에 나의 가족이나, 사랑하는 친구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투표하지 않겠는가. 더불어 이 모든 것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의 죄책감마저 흐릿하게 만들 정도로 모든 이들을 열광케 만들었다. 

  마지막 저자에서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언젠가 이런 프로그램이 등장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점점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시청률에 집착하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신선하고도 열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독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 잡지에서 본 어떤 외국의 프로그램에서는, 직접 시청자들이 납치된 여인을 구하기 위해 단서를 찾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제 더 이상 시청자들은 방 안에 누워 시청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 또한 그 일부분으로 참여하기를 원한다. 그런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이런 비극적인 프로그램은 등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신선한 소재인데다가, 흥미진진한 구도로 이어져서 인지 500페이지에 달하는 꽤나 두꺼운 무게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재미있게 읽힌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