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조용호 지음 / 문이당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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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에서 음악이란 어떤 존재인가.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더불어 내게 있어서 음악이란 존재는 어떠한가. 음악은 그 당시의 시대상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그 살아감에 동질감과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켜 위로를 받게 한다. 세상살이의 고된 쓴맛에도 나를 위로하는 음악이 있기에 위로 받을 수 있으며, 그 슬픔을 조금 나누어 볼 여유도 생긴다. 더욱이 요즘엔 지하철 속, 길거리 속 어디를 찾아봐도 귀에 이어폰을 낀 채 각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듣는 이들이 많다. 이제 음악은 우리네 인생에서 동반자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인 것이다.



이 <기타여 네가 말해다오>라는 작품의 주된 이야기는 음악이다. 이는 예전의 음악들이 주를 이루어 등장하는데, 기타와 슬픈 구색을 갖춘 해금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더욱이 사회가 불안정하고 갖은 시위가 잇따를 시기에는, 가슴속 응어리진 한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이 글 속 주인공들이 바로 그 시대 사람들이다. 천재 노래꾼이라 불리는 연우와 함께 대학 동아리 활동을 하며 음악을 함께했던 승미, 기가 막히게 해금을 연주하던 선화, 그리고 승미를 마음속에 담아둔 동시에 이들과 함께 동아리 활동으로 음악을 하던 ‘나’까지.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모두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즐길 줄 알고, 음악과 평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비망록을 남겨둔 채 홀연히 사라진 연우, 그리고 현재 연우의 부인으로서 그가 걱정 돼 ‘나’를 찾아 온 승미. 그렇게 승미와 ‘나’는 연우가 남긴 비망록을 기점으로 그를 찾기에 나선다. 점점 그 행방의 중심에는 ‘선화’가 등장하게 되고 그와 동시에 승미의 가슴에는 깊은 상처가 각인되기 시작한다. 더불어 그런 승미를 바라보는 ‘나’의 씁쓸함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등장한다. 또한 ‘나’의 중점적인 이야기 속에 간혹 연우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풀이되기도 한다. 이들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음악들은 대개가 전혀 알지 못하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적혀진 가사와 묘사만 읽었음에도 이상하리만치 귓가에 노래가 맴도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애달프게 전달되는 가사와 상상 속에 존재하는 멜로디는 그야말로 심금을 울리고 있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와 노래가 연관된 기구한 운명 역시 씁쓸하다. 아버지와 같은 선상을 밟게 된 연우, 그리고 악연이라고 할 수 있는 선화와의 지독한 사랑까지. 더욱이 그런 연우를 바라보며 한 쪽 가슴을 떼이는 아픔을 겪는 승미까지. 예술가들의 삶이 그러하던가. 지독히 슬프고 아프고, 절망적이고 비극적인. 마치 이들의 삶이 그러한 듯 했다. 이 세상살이의 허망함과 지독하고 깊은 슬픔이 노래로 비춰지듯 이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지막까지 연우의 행방과 이 네 사람의 묘한 관계를 바라보는 것이 꽤나 가슴 아프고 우울하면서도, 호기심이 일었다. 역시 다 읽은 뒤에도 착 가라앉은 기분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굉장히 무겁고 깊은 소설로 한 동안 머리가 아닌 가슴에 남는 작품, 바로 이 작품이 내겐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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