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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파도에 몸을 실어, 서핑! - 허우적거릴지언정 잘 살아 갑니다 ㅣ Small Hobby Good Life 1
김민주 지음 / 팜파스 / 2019년 7월
평점 :
<바다의 파도에 몸을 실어, 서핑>은 서울살이를 하던 저자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서핑을 시작하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집중하게 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게 된 현재의 삶을 담고 있다. 1장 도시생활 32년 차 육지 여자, 서핑을 배우다. 2장 바다로 간 육지 여자가 바다 위에서 배운 것들. 3장 서핑 후 바다 육지? 바다로 둘러싸인 육지로 이어지는 책은 읽는 것만으로 바다 냄새가 느껴지는 듯, 푸르른 바다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개그우먼 이영자의 "내가 죽어도 못 할 것 같던 일 하나를 하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에 따라 서핑을 시작한 저자가 그 기점으로부터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저자의 옛날 모습은 내 모습과도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정서상(?) 또는 어릴 때부터 배워 온 교육 탓인지 나 또한 지나친 배려심과 이해심에 길들어져 어느샌가 착한사람 콤플렉스처럼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싫었고 그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기 위해 애를 썼다. 어느샌가그것에 익숙해져 내 인생임에도 내가 중요하지 않은 듯한 순간들을 마주하곤 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는 귀기울이면서도 정작 내 감정에는 솔직하지 못했던 것이다.
"바다도 삶처럼 늘 그대로이면서도 매순간 변하고 있어. 지루함을 피할 수 없다면 타면 되고, 처음 본 파도는 무섭다가도 기대돼. 넘어지면 얼른 일어나서 다음 파도를 타면 돼."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서핑을 시작한 저자. 부끄러움도 잠시, 파도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오롯이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느껴지지도 않았다. 지금 파도를 놓쳤다고 해서 다음 파도가 오지 않는 건 아니듯이, 다음 파도를 타기 위해 노력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듯이, 지나간 실수를 곱씹을 시간이 없듯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서핑은 우리의 삶을 많이 닮아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타인의 시선에 얽매여 괜한 감정 소비와 시간 낭비를 할 필요 없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만으로도 턱없이 부족한데 다른 사람에게 그 시간과 감정을 할애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게 얼마나 부질 없는 일인지 말이다.
"사실 자신의 인생은 각본, 감독, 관객이 모두 자신뿐인 하나의 작품이다. 남의 눈에 좋아 보이게 만들더라도 남들이 나만큼 내 인생을 관심 두고 들여다보지 않는다. 가장 주요한 관객인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최선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오로지 나를 위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저자의 삶을 보면서 과연 내 시나리오는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의 새로운 시점을 맞이하고 있는 현재, 이 책을 만나서 더없이 좋았다. 제주에서 파도에 몸을 싣고 서핑을 즐기고 있을 저자의 오늘을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