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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책 소개
〈이제야 보이네>는 삶의 작고 사소한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에세이다.
내가 원래 알고있는 김창완이라는 사람은 너의 의미를 같이 부른 가수이자, 산울림 밴드이자 영화배우로 얼핏 알고있었다. 이번에 30년만에 출간된 에세이를 읽으며 느낀점은 배우, 가수, 방송인이라는 수많은 역할 뒤에 가려졌던 자신의 일상들을 솔직하게 담아낸다. 읽고 나면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함께 넘긴 듯한 아련함과 따뜻함이 남는다.
📖인상 깊은 구절들
"저는 삶이 답을 구하는 기회가 아니라 질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데요."
— p.7, <부재 감각>
"그런데, 여태까지 겪었던 많은 이별, 괴로움, 심지어 상실이 삶을 완전하게 만들어 준다는 걸 깨달았어요. 완벽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그런 마침표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p.25, <아픔도 상처도 나의 일부>
"세상의 모든 일들이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정말 어려워지기만 합니다. '이거 안될거야' 그러면서 먼저 마음의 허들을 만들 필요는 없어요. 허들이 있으면 넘어가면 되죠. 또, 정 못 넘어가겠으면 까짓것 돌아가죠 뭐. 그리고 영 자신없으면 그냥 '오늘은 못하겠다'하면 그뿐입니다.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만큼 세상에 불필요한 일은 없어요."
— p.171, <모르는 길이라고 막힌 길 아니죠>
"나의 이름을 찾고 싶다는 것인데, 이름 석 자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고백건데 아직도 나는 내 이름 앞에서 숨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 p.273, <삶은 제목 없는 노래>
💡느낀점
"삶이 질문의 기회"라는 말은, 나 자신을 결과가 아닌 과정 속에서 바라보게 했다.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품는 태도가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점에서 요즘 변화하는 시대에 내가 꼭 가져야 할 태도였다.
"내 이름 앞에서 숨고 싶다"는 솔직한 고백은 나도 종종 겪는 감정이었다. 이름 뒤에 숨어 있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도 괜찮다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겉으로 보여지는 연예인들도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더 크게 와닿았다.
"이별과 상실이 삶을 완전하게 만든다"는 구절은 지나온 상처와 고통을 단순히 부끄러워만 하는게 아니라 내 삶의 필요한 과정임을 느낄 수 있었고
"까짓것 돌아가죠 뭐"라는 담담한 표현은 도전 앞에서 실패를 마주했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게 해줬다. 인생이 반드시 곧고 정해진 길로만 가야할 필요는 없다는 걸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