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쌤의 이야기가 있는 교육연극 수업
박병주 지음 / 에듀니티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 남 앞에 서는 걸 싫어한다. 표현력이 부족하다. 상상만 해도 손바닥에 땀이 차는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발표할 때의 나의 모습이다. 꼭 발표만이 아니라도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교직에 나와보니 어릴 적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어린이들이 참 많다. 부담 주고 싶지도 않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걸 깨볼 기회를 주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고민과 망설임 사이에서 들어본 교육연극 연수들이 참 임팩트이 있게 다가왔었다. 마음의 벽을 먼저 허물어뜨리고 안전한 교실 환경을 조성한 후에 자유롭게 표현하는 경험들을 해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는 다르리라 믿는다. 


좋은 연수도 많았고 그 중 내가 활용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사실 코로나 이후 아이들과의 접촉에 조심하다보니 이런 표현활동에 대해 내가 부담을 느꼈던 부분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동안 교육연극을 잊고 살고 있다가, 우연히 이 책을 접하자 다시 마음이 뛰는 것을 느껴 읽게 되었다.


서문에 저자가 적은 것처럼 여자친구 두 명을 떠나보낼정도로 책을 쓰기 힘들었음이 느껴졌는데, 살펴보니 떠나보낼만 하달까. 그만큼 정성과 꼼꼼함이 들어있다. 설명이 잘 안되는 부분은 손그림으로, 또는 아이들 사진으로, 또는 레고 피규어같은 인형들로 활동장면을 소개하고 있고, 그동안 내가 연수에서 들었던 많은 내용들이 여기에 집대성되어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없이 가벼운 영혼같아 깃털같다고 불렸던 대학교시절의 교수님 덕분에 깃털쌤이라 자신을 부르게 되었다고 하지만, 이 책은 한없이 묵직하고 꽉꽉 눌러담은 느낌이 든다. 사실 내가 관심이 있어도 깊이 파보는 분야는 아닌지라 점점 사라져가던 많은 기억들과 방향성들이 이 책을 보니 다시 떠오르게 되기도 했다.


교육연극을 시작하고 싶은데 아예 막막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물론 읽는다고 한번에 다 잘할 수 있는 게 아닌 건 모두가 알겠지만, 결국 실패를 하더라도 도전해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을 것 같다. 나도 매번 시행착오를 겪지만 그를 통해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시간들의 의미가 너무 커서 자꾸만 도전해보고싶은 분야라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일단, 해보며 아이들과 어울리며 머리로만 공부하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공부해보고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이 책의 방향성인 것만 같아 더 마음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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